2% 부족한 한양대 상권…'2030' 여성의 존재감 [WM라운지]
이 기사는 2016년 09월 12일 10: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활성화되는 상권, 지역을 대표하는 상권으로 성장하기에 많은 요소가 있다. 최근 가장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연남동은 연트럴파크라는 도심 속 공원으로 유명해졌고, 홍대상권은 미술대학과 연관된 집객시설이 특징이다. 홍대상권에는 인근에 아티스트들의 작업실이 있고, 인디밴드 공연과 클럽 등의 문화가 시너지를 내면서 전국적으로 유명한 상권으로 떠올랐다.
성균관대와 성신여대, 한성대 등이 위치한 혜화동과 대학로 상권에서는 젊은 대학생 유동인구로 북적이고 연극과 뮤지컬, 콘서트 등의 문화가 어우러져 오랫동안 꾸준히 성장해왔다. 이렇게 전통적으로 유명한 상권을 살펴보면 대학이라는 집객시설을 기반으로 이어져온 상권이 유난히 많다. 대학교의 규모가 커지면서 유동인구가 늘어나고 상권이 활성화된 사례가 다수다.
그렇다면 대학의 규모가 커질수록 상권력은 더 강해지는 것일까. 어느 정도는 맞지만 중요한 이유는 아니다. 앞서 말한 상권의 공통점은 데이트나 만남의 장소로 선호된다는 점이다. 유동인구를 살펴보면 20~30대 여성 비율이 상당히 높고, 만남의 장소에는 그들이 선호하는 먹거리와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다. 20~30대 여성은 같은 연령대의 남성에 비해 구매력이 크고 데이트를 주도하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다. 20대 여성이 모이는 대학이라는 집객시설을 기반으로 한 상권이 크게 성장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20~30대 여성 유동인구의 중요성은 한양대 상권에서도 나타난다. 상권이 활성화되려면 교통이 상당히 중요한데, 한양대 상권은 지하철 2·5호선, 분당선, 경의중앙선 등 총 4개의 노선이 만나는 왕십리역과 맞닿아있다. 또 건너편에 한양대학교와 한양대학병원이 위치해 최적의 입지로 꼽힌다. 한양대와 한양대학병원에서 왕십리역에 가려면 도보로 한양대 상권을 꼭 지나야 한다는 지리적 이점이 있다. 왕십리역 민자역사내 CGV영화관과 이마트, 비트플렉스몰 등이 위치해 상권과 시너지를 내기에도 상당히 좋다.
그러나 다른 대학가 상권에 비해 발달한 교통이나 왕십리역 민자역사 개발 호재가 한양대 상권의 성장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지 않다. 한양시장과 같은 재래시장도 있고, 한양대 학생들과 병원 내방객들로 인해 안정적인 상권이라고 볼 수는 있다. 하지만 탄탄한 인프라에 비해 2%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한양대가 전통적으로 공대가 강하다는 점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한양대학교는 1941년 동아고등공과학원으로 시작해 1947년 한양야간공업대학, 1948년 한양공과대학을 거쳐 지금의 모습이 됐다. 한양대학교의 태생이 공과대학이고, 공대에서는 남학생 비율이 높기 때문에 한양대 상권은 남성위주의 상권이 발달할 수밖에 없었다.
한양대 상권의 업종 분포를 보면 당구장과 PC방, 저렴한 주점, 인테리어는 세련되진 않지만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고깃집 등 남성 고객을 타깃한 곳이 대부분이다. 분위기있는 카페와 레스토랑, 악세서리점, 옷가게 등 젊은 여성들이 선호하는 점포는 많지 않은 편이다.
원래 여학생 수가 많지 않지만 20~30대 여성 유동인구가 늘어날 수 있는 환경이 형성돼있지 않다. 한양대 주변의 여성 유동 인구는 가까운 건국대학교 상권 등 다른 상권에서 소비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결국 한양대 상권이 안정적이기는 하지만 20~30대 여성 유동인구를 확보하지 않는다면 홍대나 건대 상권처럼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한양대 상권 사례는 교통 등 인프라가 잘 구축돼있고 대규모 집객시설이 위치하더라도, 상권의 성장성을 가늠하기 위해서는 주 소비계층이 누구인지가 더 중요한 지 잘 보여준다. 뜨는 상권, 성장하는 상권을 찾기 위해서는 20~30대 여성의 소비성향과 기호를 파악하고, 유동인구 흐름을 면밀히 파악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유민준 신한은행 팀장
코넬대학교 석사(빌딩경영학)
CFP(국제공인재무설계사)
국토해양부 자산운용전문인력
부동산투자자문 전문인력
現 신한은행 미래설계센터 부동산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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