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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쏘시오 박카스 '만리장성 넘기' [thebell note]

이윤재 기자공개 2016-09-19 08:09:22

이 기사는 2016년 09월 13일 07: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금의 동아쏘시오그룹을 만든 8할은 '박카스'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리베이트 투아웃제 시행 등으로 전문의약품(ETC) 사업이 부진할 때도 박카스가 분전하며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했다.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회장의 차남 강문석 수석무역 부회장이 동생 강정석 부회장에게 그룹 후계자 바통을 넘긴 것도 박카스 판매 부진이 단초가 됐다.

동아쏘시오그룹은 1990년대 중반부터 대표 제품인 박카스의 해외 진출을 추진해왔다. 국내에서 일군 신화를 고스란히 해외에서도 이루겠다는 심산이었다. 첫 타깃은 수억 명의 인구가 사는데다 문화가 비슷한 중국시장으로 정했다. 수백만 달러를 들여 연간 720만 병 규모의 박카스 생산이 가능한 공장을 세우고, 일사천리로 보건식품 허가까지 취득해 시장 공략 발판을 다졌다.

그렇게 시작한 박카스 해외진출 20년의 성과는 전혀 다른 곳에서 나왔다. 캄보디아에서 고급 피로회복제로 자리매김하면서 연간 400억 원대 매출 신화를 써내려갔다. 심혈을 기울였던 중국 시장공략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채 투자금만 까먹어갔다.

하지만 동아쏘시오그룹은 중국 시장을 두고 위축보다는 확대를 택했다. 중국 현지법인은 관할 당국 규제로 인해 자본유출입이 자유롭지 않다는 단점을 극복하고자 홍콩에 지주회사를 세웠다. 지배구조 재편 과정에서 그룹 오너인 강 부회장의 지분율도 그대로 유지해 시장 확대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동아쏘시오그룹이 중국 시장을 고수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중국은 기능성 음료시장 성장세가 가파르다. 더구나 중국 기능성 음료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건 글로벌 음료 브랜드인 '레드불'이다. 중국 로컬 기업이 아니더라도 시장 점유율 1위를 잡을 수 있는 꿈의 무대인 셈이다.

다만 중국 시장을 두드리는 동아쏘시오그룹이 풀어야 할 실타래도 만만치 않다. 국내에서 박카스 제2도약을 이끌었던 편의점 판매 전략을 중국에서도 재현하려면 보건식품 등록을 바꿔야 한다. 타우린 등 주요 성분을 바꾸면 중국 정부로부터 제조관리기준(GMP) 재인증 획득 요건을 피할 수 없다.

지난 1961년 출시된 박카스는 어느 덧 55살을 맞이했다. 국내에서는 독보적인 자양강장제 위치를 점하고 있지만 시대흐름에 따라 글로벌화가 불가피하다. 다시 중국 시장 문턱 넘기에 나선 동아쏘시오그룹이 어떤 성적표를 내놓을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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