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포 떼어내는' SK네트웍스, 성장동력은? M&A 잇따라 고배, 패션사업 매각 추진…외형 축소 '딜레마'
이 기사는 2016년 09월 21일 17: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네트웍스가 수년간 사업부 매각 등 구조조정에 전념하고, 지속해서 기웃거렸던 인수·합병(M&A) 시장에서는 쓴맛을 보면서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가 더욱 절실해 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미래 먹거리로 삼겠다던 패션사업마저 팔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불과 6개월 전 경영 일선에 들어온 최신원 회장이 과연 어떤 해결책을 꺼내들 지 주목된다.
SK네트웍스가 최근 패션사업 매각을 결정한 데는 면세점 사업 이탈이 트리거가 됐을 것이란 평가가 많다. 워커힐 호텔을 통해 면세점 사업을 벌여왔던 SK네트웍스는 지난해 11월 정부가 실시한 시내 면세점 사업자 재선정 과정에서 탈락했다. 다음달 있을 추가 사업자 선정 절차에 출사표를 던질 계획이지만, 과연 재기할 수 있을 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SK네트웍스가 패션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할 수 있었던 일면에는 면세점 사업과 시너지가 있었다. 타미힐피거, 디케이앤와이, 클럽모나코 등 수입 판매해왔던 굴지의 브랜드들이 성공 가도를 달릴 수 있었던 데는 워커힐면세점을 통한 고급화 전략이 주효했다. 정작 면세점 사업자에서 탈락하면서 패션부문에 대한 성장 기대감도 한풀 꺾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SK네트웍스의 패션사업 매각 추진은 내부에서조차 큰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 오브제, 오즈세컨 등 자체 브랜드를 통해 중국 등 대형 시장에서 돈이 되는 사업으로 언젠가 자리 매김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다. 전통 사업인 정보통신, 상사, 에너지마케팅 등 분야는 성장성이 한계에 부딪힌 지 오래다. 단기적인 수익을 떠나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패션사업이 돌파구가 될 것으로 여겨졌다.
SK네트웍스는 지난 수년 동안 사업부 매각, 구조조정 등을 단행해 실탄을 마련하고도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하지 못했다. 2013년 인력 구조조정을 시작으로 이듬해 중국 등 해외 자회사들을 정리했다. IM 소매부문을 SK텔레콤 자회사로 매각했고, LCNC도 팔았다. 이를 통해 1조 2000억 원대 유동성을 확보했지만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뛰어들었던 M&A 시장에서는 번번이 물을 먹었다. 웅진코웨이, KT렌탈(현 롯데렌터카) 인수전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동양매직을 인수하겠다며 출사표를 던졌지만 이 역시 장벽이 높다. 경영권을 염두에 두고 인수전에 뛰어든 CJ그룹을 비롯해 칼라일,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IMM PE, 스틱인베스트먼트 등 쟁쟁한 재무적투자자(FI)들도 동양매직을 넘보고 있다.
동양매직 인수마저 실패하면 SK네트웍스는 당분간 현존하는 사업부를 키우는데 보다 주력해야 한다. 최근 추세를 볼 때 카 라이프 사업 확장에 올인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카 라이프는 렌터카와 자동차 정비·부품유통 등 사업을 벌이는 곳이다. 렌터카 사업은 차량 운용대수를 늘리는 게 시급하고, 정비 등 분야는 지점 확대가 필요하다.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작업들이다.
이 경우 SK그룹사 차원에서 SK네트웍스 '밀어주기'가 단행될 지 여부도 주목된다. SK그룹 내에서는 SK네트웍스가 자동차 판매 사업에 대한 욕심을 내고 있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떠돌고 있다. 바로 SK㈜C&C가 운용하고 있는 SK엔카 사업이다. 흡수시 카 라이프 사업과 시너지가 기대된다.
이를 위해서는 어느 모로 보나 최신원 회장의 역할이 가장 중요할 수밖에 없다. 오너일가로서 얼마나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느냐에 따라 SK엔카 등 알짜배기 사업부를 가져올 수 있을지 여부가 결정날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은 아울러 일련의 절차가 완료된 후에 SK네트웍스를 확실히 지배하기 위한 수단을 꺼내들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확실한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SK네트웍스 보유 지분을 크게 늘려야 한다. 분할 등 방식을 동원한 지분율 늘리기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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