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리 "삼성전자, 좋은 회사..운용철학 맞지 않을 뿐" [삼성·엘리엇 2라운드] 가격 떨어지면 담을 수도...운용핵심은 미래 성장성
박상희 기자공개 2016-10-10 10:19:36
이 기사는 2016년 10월 07일 10: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가 삼성전자를 좋게 보느냐, 좋게 보지 않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우리의 운용철학과 일치하느냐의 문제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의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선 요구로 삼성전자 주가가 오르고 있는데, 이건 삼성전자를 둘러싼 상황이 변한 것뿐이다. 우리가 삼성전자를 바라보는 잣대인 운용철학과 투자전략은 변하지 않았다."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6일 삼성전자 분할 및 지주사 전환 등을 요구하면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주가 들썩였지만 크게 동요받지 않은 듯 했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포트폴리오에서 중후장대 산업을 버리고 소프트 산업 쪽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확신에 흔들림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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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리 대표는 현재 삼성전자를 보유하고 있는 펀드 및 운용사에 대해 날카로운 잣대를 들이댔다. 과연 그들이 삼성전자의 장기 비전을 보고 투자를 했느냐를 보자는거였다.
"삼성전자를 담고 있으면 보통 중간은 간다고 한다. 고생할 때도 있고, 좋을 때도 있는데 평균적으로는 중간은 간다는거다. 삼성전자가 국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시가총액이 크다고 해서 무조건 따라 담지 않는다. 시장 비중만큼 삼성전자를 담고 출발하면 인덱스펀드랑 무슨 차이가 있나."
존 리 대표는 그렇다고 삼성전자를 나쁘게 보는 건 아니라고 했다. "삼성전자를 나쁘게 이야기 하려는 건 아니다. 삼성전자는 분명 좋은 회사다. 다만 우리의 운용 철학과 맞지 않다는 것 뿐이다. 우리는 중후장대 수출주 중심에서 소프트 산업으로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라고 보고 있는데, 삼성전자는 그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 뿐이다."
중후장대 산업은 조선업 등이 올해 들어 주가가 반등하면서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는 모습을 보였다. 존 리 대표는 "일부 종목이 오를 순 있겠지만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확신했다.
"중후산대 산업의 수출은 분명하게 마이너스 흐름이다. 매출액이 줄어들고, 돈을 못 벌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철강산업은 중국 때문에 힘들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들어맞지 않았냐. 일시적으로 올라가는 현상도 벌어졌지만, 우리는 결국 담지 않았다. 앞으로도 중후장대 산업은 쉽지 않을거다. 중국이 가격 경쟁력이 더 있는데, 그걸 따라갈 수가 없다. 앞으로는 돈을 벌 수 있는 소비재, 서비스업, 소프트웨어로 가야 한다."
존 리 대표는 최근 벌어진 엘리엇의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요구에 대해 '재미있다'는 관전평을 내놓았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삼성전자의 기업 가치는 크게 변한 게 없는데, 엘리엇의 지배구조 개편 이슈로 주가가 들썩인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삼성전자가 중후장대한 수출 중심의 대기업을 멀리하는 투자 전략에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존 리 대표는 인터뷰 내내 강조했다. 그렇다면 메리츠코리아펀드 등 메리츠자산운용의 액티브주식형펀드에서 삼성전자는 영영 볼수 없는 것일까.
존 리 대표는 "매니저가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게 고정관념에 갖히는 것"이라며 그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본인이 실질적으로 펀드를 운용하는 매니저가 아니기 때문에 조심스럽다는 것을 전제로 "삼성전자 주가가 많이 내려오면 살 수도 있겠지만, 현재로선 그렇게 싸보이지 않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혹여라도 메리츠자산운용이 삼성전자를 담는다고 하더라도 색안경을 끼고 볼 필요도 없다고 덧붙였다. "한 두 종목을 새로 사고 판다고 투자 전략이 바뀌었다고 볼 수는 없다. 회전율을 봐야 한다. 우리의 보유 전략은 최소 5~7년이다. 갑자기 메리츠코리아펀드의 회전율이 100%, 200% 치솟았다면 비난해도 좋다. 하지만 포트폴리오에 없던 삼성전자가 새로 등장했다고 비난하지는 말아달라. "
존 리 대표와의 인터뷰를 마치고 나니 향후 메리츠코리아펀드의 포트폴리오 향방이 사뭇 궁금해졌다. 과연 메리츠코리아펀드는 삼성전자를 담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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