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은행 사태, 한국물 코코본드 영향은 코코본드 투심 악화...한국물 코코본드, 정부 지원 가능성 높아 영향 적어
이길용 기자공개 2016-10-11 06:30:00
이 기사는 2016년 10월 07일 17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도이치은행의 디폴트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촉발된 코코본드의 위기가 한국물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만 이자 미지급 조건이 까다롭고 정부 지원 가능성을 높게 인정받고 있어 한국물 코코본드는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원화 시장에서 티어1 코코본드의 경우 전량 소화가 힘들어 국제 금융시장에서 국내 은행들이 꾸준히 자본 확충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지난달 16일 미국 법무부는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치은행에 대해 140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지난 2005~2007년 투자자에게 투자위험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모기지담보부증권(MBS)를 부실 판매했다는 혐의가 적용됐다.
도이치은행은 즉각 항소할 뜻을 밝혔지만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커졌다.이전 바클레이즈 등 사례에서는 벌금 부과 금액의 1/3 정도를 납부했는데 이를 적용하면 도이치은행은 40억~50억 달러의 벌금을 미국 정부에 내야할 것으로 보인다. 벌금이 현실화될 경우 도이치은행이 그 동안 발행한 코코본드에 대한 이자 미지급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지적이다.
디폴트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코코본드에 대한 투심은 급격히 악화됐다. 이로 인해 지난달 코코본드 발행을 추진하던 은행들 중 포기한 곳들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에서 은행 지원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점도 코코본드 투심 악화에 불을 지폈다. 유럽연합(EU)에서 영향력이 쎈 독일 메르켈 총리가 이탈리아의 은행 지원에 제동을 걸었다. 도이치은행 사태가 발생했는데도 도이치은행에 대한 지원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천명하면서 유럽 은행들에 대한 불안감이 점점 커지는 형국이다.
이로 인해 유럽 은행들의 코코본드 조달 금리도 폭등하고 있다. 지난달 티어1 코코본드를 발행했던 소시에테제네랄(SG)는 금리가 7%를 넘었다. 금리만 놓고 보면 하이일드채권(정크본드)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다.
다만 한국물 코코본드는 여전히 발행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 은행들의 코코본드는 이자 미지급 규정이 매우 까다롭다. 파산 직전이 아니라면 이자가 미지급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분석이다. 다른 나라들은 다양한 규정 중 하나라도 이상이 발생하면 갑작스럽게 이자 지급이 중지될 수 있다.
정부의 지원 가능성도 매우 높아 코코본드의 신용도를 보강해주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우리나라 정부가 위기 때마다 은행들에 대한 지원을 한 점을 근거로 정부 지원 가능성을 매우 높게 평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한국물 코코본드는 다른 선진국 은행들의 코코본드보다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시중 은행들은 티어1 코코본드의 경우 국제 금융 시장에서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다. 후순위채 성격이 강한 티어2 코코본드는 국내에서 충분히 수요 확보가 가능하지만 티어1 코코본드는 2000억 원 이상 주문을 받기 힘든 상황이다. 주 수요처인 보험사들이 티어1 코코본드에 투자할 경우 주식과 같은 위험계수를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투자를 꺼린다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부족한 국내 은행들은 티어1 코코본드 수요를 채워야 한다. 도이치은행의 악재가 있었지만 한국물 코코본드의 경우에는 예외로 인정을 받아 지속적으로 발행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도이치은행이 휘청이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코코본드 발행은 뜸해졌다"며 "국내 은행들도 관망하는 분위기였지만 우리은행 성공 이후 다시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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