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영업재개에 사활 '에르메스·샤넬·루이뷔통' 명품 잔류 대기, 기부금 등 대폭 늘어
장지현 기자공개 2016-10-14 08:18:35
이 기사는 2016년 10월 12일 16: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에비뉴엘동 7층. 올해 상반기까지 유커(중국인관광객)로 북적였던 면세점 자리엔 '인터넷면세점' 사용을 안내하는 직원 2명만 남아있다. 올해 6월 26일부터 영업을 중단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인터넷면세점 사용부스, 중소·중견기업 제품 소개관, 한류스타관, 고객 휴식공간만을 남겨둔 상태다.화장품 등을 판매하더 8층은 아예 불이 꺼진 상태로 접근이 불가능했다. 다만 그대로 남겨둔 브랜드 매장과 집기들에서 현재 진행 중인 신규 시내면세점 입찰 전을 통해 반드시 특허권을 되찾겠다는 롯데면세점의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상장 실패했지만 '재무건전성' 양호…기부금은 지난해 급증
그룹의 안팎의 문제로 호텔롯데는 결국 지난 6월 상장작업을 철회했지만 심사 평가에 반영되는 재무지표에는 딱히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이 없다. 다만 2014년에 비해 2015년엔 전반적으로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관세청이 제시한 평가 항목가운데 경영상태 및 재무건전성이 포함된 '운영인의 경영능력' 항목은 배점이 300점으로 가장 중요하다. 이 가운데서도 재무제표 항목은 180점이다. 각 업체는 최근 2년 동안의 자기자본비율, 유동비율, 이자보상배율, 부채비율을 제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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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롯데는 4개 재무지표 모두 표준치를 상회한다. 이자보상배율은 2014년 13.09배, 2015년 4.96배를 각각 기록했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라는 것은 갚아야 할 이자비용보다 기업이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더 적었다는 뜻이다. 지난해 호텔롯데의 영업이익은 3236억 원, 이자비용은 652억 원이었다. 전년대비 영업이익은 24.2% 줄어든 반면 이자비용은 2배 늘었다.
자기자본비율은 2014년 69.7%, 2015년 61.3%로 표준비율인 50%를 넘겼다. 다만 이 지표는 1년 사이 8.4%포인트 하락했다.
부채비율은 2014년 43.5%, 2015년 63%로 20%포인트 상승했다. 이 기간 자본총계는 9조 3337억 원에서 9조 6841억 원으로 제자리걸음한 반면 부채총계는 4조 559억 원에서 6조 1011억 원으로 27.3% 늘었기 때문이다.
유동비율은 75.9%에서 60.8%로 15%포인트 하락했다. 유동비율은 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비율로 회사의 지불능력을 판단하기 위한 분석지표다. 유동비율의 경우 200% 이상이 이상적 수준이지만 입찰에 뛰어든 대기업 가운데서는 HDC신라면세점을 제외하곤 모두 100% 이하다.
지난 5년 동안의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은 평균 2.1%로 조사됐다. 기부금은 재무제표상 반영된 수치를 활용했다. 이 비율은 150점이 배정된 '기업이익의 사회 환원 및 상생협력 노력 정도'를 평가하는 기준 가운데 하나다.
호텔롯데의 기부금비율은 2011~2012년 2.2%, 2013년 0.3%, 2014년 0.6%였지만 지난해 5.7%로 크게 올랐다. 영업이익 3236억 원 가운데 185억 원을 기부금으로 내놨다.
◇3대 명품 그대로 남아 있어…구속된 '신영자' 등기이사직 물러나
롯데면세점은 월드타워점 사업 특허권을 되찾기 위해 사활을 걸었다. 잠실 롯데월드몰 곳곳에는 "지금까지 보여주신 사랑에 최고의 고객 서비스로 보답하고자 한다"며 "정부의 시내면세점 추가 공고안에 따라 신규 특허 취득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내용의 문구가 붙어있다.
호텔롯데는 지난해 롯데물산에 롯데월드몰에 대한 임대료, 시설관리비 등으로 115억 원을 지출했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호텔롯데는 면세점 운영을 하지 않는 기간 동안에도 롯데물산에 50억 이상의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셈이다.
기존에 운영되던 브랜드는 영업 중단에도 불구, 철수하지 않고 있다. 3대 명품인 루이비통, 에르메스, 샤넬도 마찬가지다. 롯데면세점뿐만 아니라 명품 브랜드들도 영업 재개에 대한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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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해 말 진행된 시내면세점 재허가 심사에서 월드타워점 영업권을 사수하기 위해 직접 나섰지만 결국 실패했다.
지난해 9월 국회 정무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기관 국정감사에 일반 증인으로 출석한 신 회장은 "롯데면세점은 서비스업계 '삼성전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롯데면세점은 세계 면세시장에서 3위 규모로 면세점은 매우 어려운 사업이며 돈을 벌기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세계적으로도 5~7개 기업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국내에서는 1980년대에 34개 회사에 대해 면세점 운영권을 줬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문을 닫거나 피인수되면서 8개정도까지 줄었다"며 "앞으로 롯데면세점을 세계 면세시장 1위의 기업이 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영업권은 잃었지만 신 회장은 면세사업 확대와 그룹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호텔롯데 상장 작업을 밀어붙였다. 하지만 이것도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비리와 그룹 전반에 대한 대대적 검찰수사로 무산됐다.
신 이사장은 롯데면세점·롯데백화점 입점 대가로 화장품업체 등으로부터 80억대 뒷돈을 받아 구속됐고, 롯데그룹은 비자금 조성 혐의로 검찰 압수수색을 받았다. 현재 신영자 이사장은 입찰심사 일정에 맞춰 스스로 호텔롯데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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