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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민영화]10여년만에 임직원 매입가 상회한 주가19일 종가 1만 2550원 기록…고공실적·민영화 기대감 반영

정용환 기자공개 2016-10-20 09:41:57

이 기사는 2016년 10월 19일 17: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 주가가 10여년만에 처음으로 임직원들의 우리사주 매입 단가 위로 올라섰다. 우리은행 지분매입에 참여한 대다수 임직원의 평균 매입 단가는 1만1000원대 중반이었다. 임직원 매입가격보다 더 높이 주가가 오른 건 2000년대 초중반 한차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민영화 성사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일각에선 정부의 공적자금 회수 기대감이 커질 수 있어 호재로 받아들이는 반면 일각에선 지나치게 높은 주가가 오히려 정부 지분 매각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기도 한다.

우리은행 주가가 1만 2000원 고지를 뚫고 올라간 19일 우리은행 한 관계자는 "정확한 시기는 기억이 나지 않고 2000년대 초중반이었던 것으로 기억난다"며 "당시 임직원 매입가격이 6000~7000원이었는데, 주가가 약 2만원까지 올라갔던 기억이 있고 그 이후론 아마 처음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임직원은 우리사주 청약을 통해 대부분 주식을 매입했다. 가장 최근의 청약에서 일반 직원들은 적게는 2000만 원 규모로, 많게는 4000만 원 규모로 청약에 참여해 주식을 갖고 있다. 임원의 경우 더 큰 금액의 투자를 했다. 대부분의 매입 단가는 1만1000원대 중반이다. 그동안 우리은행 주가는 줄곧 매입단가 언저리에서 배회하다 떨어졌고 1만2000원 이상으로 주가가 오른 적이 없다.

우리은행 다른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 시절 상장 회사인 우리금융지주 주가가 2만원을 상회한 적은 많지만 우리은행이 상장됐던 시절을 되돌아 보면 정말 오랜만이다"며 "옛 생각이 들게 한다"고 말했다.

천정을 뚫은 우리은행 주가는 다양한 관측을 낳고 있다. 정부 일각에선 '공적자금회수' 목표를 달성할 여지가 더 높아졌다고 반기는 한편 다른 일각에선 너무 높은 주가가 매각을 방해하지나 않을까 우려한다.

주가가 오른다는 것은 매도자인 정부 입장에서 볼 때 호재다. 정부가 매물로 내놓은 우리은행 지분은 30%로 제한돼있다. 이런 상황에서 해당 매물의 시가가 계속해서 올라가면 정부가 회수할 수 있는 공적자금의 폭 역시 그만큼 넓어진다. 현재 공자위가 보유 우리은행 지분 51%를 전부 매각한다고 가정했을 때 공적자금 전부가 회수되려면 우리은행 주가가 1만 2980원 선까지 올라야 한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주가 상황은 계속 보고받고 있으며 주가가 오른다는 것은 축하받을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은행 주가만 오른 것이 아니고 전체 (은행)업종이 같이 올라가고 있는 가운데 우리은행엔 실적 이슈가 조금 더 반영된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투자자들이 지분을 하루아침에 팔려고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현재의 시가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가면서 투자 전략을 짜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진성 차원에서 대부분 투자자들이 실사를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주가가 조금 오른다고 해서 투자자들이 이를 크게 우려하거나 부담스럽게 느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입찰 마감일인)11월 11일까지 시간이 많이 남은만큼 조금 더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우리은행 주가는 정부의 매각방안 발표를 기점으로 계속해서 올라가는 추세다. 매각방안 발표가 있던 8월 22일 1만 250원이던 우리은행 주가는 투자의향서(LOI) 제출 마감일이던 9월 23일 1만 1350원을 기록하며 한 달 새 10.7% 가량 상승했다. 이후 9월 28일과 지난 11일 1만 1800원의 종가를 기록하며 연중 최고가를 기록한 바 있는 우리은행은 18일과 19일 각각 1만 1950원과 1만 2550원으로 연중 최고가를 경신했다.

일각에서는 주가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투자자들에게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한다. 정부가 제한된 지분을 매물로 내놨듯 투자자들 역시 한정된 투자금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인데 그 과정에서 주가가 오를 경우 투자 지분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일부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한 투자자들의 경우 일정 수준의 주가 상한선을 생각하고 있을텐데 입찰을 넣기도 전에 주가가 상한폭에 근접해버리면 우리은행에 매물로서의 매력을 못 느낄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의 한 고위 관계자는 "(LOI 제출 당시 가격인)1만 1000원 대에서 투자를 생각한 투자자들 입장에선 다소 부담이 느껴질 순 있겠지만 민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히 높다는 부분이 확인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정부에는 좋은 일"이라며 "결국 주가와 입찰가 사이에서의 고민은 투자자들과 시장 간의 처절한 게임상황이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우리은행이 발표한 실적자료에 따르면 지난 3분기(7월~9월) 우리은행이 기록한 당기순이익은 3556억 원이다. 3분기까지의 누적 당기손이익은 총 1조 105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5% 증가했으며 이는 이미 지난해 연간 순이익인 1조 590억 원을 넘어선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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