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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오공 최대주주 지분 남긴 이유 "담보 때문?" 시가 기준 110억 원대 지분 주식담보대출 묶여 있어

권일운 기자공개 2016-11-03 08:46:00

이 기사는 2016년 10월 24일 11: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손오공 최대주주 최신규 회장의 지분 상당량이 대출 담보로 제공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마텔과 최 회장이 체결한 손오공 주식매매계약(SPA)에서 일부 지분이 거래 대상에서 제외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최신규 회장은 손오공의 단독 최대주주로 16.93%(약 371만 주)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특수관계인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없다. 손오공이 시가총액 1500억 원을 넘나드는 상장사라는 점을 고려할 때 지분율 자체만 놓고 보면 최 회장의 지배력은 그리 높지 않다는 평가다.

이런 상황에서 최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지분 가운데 3분의 2를 글로벌 완구회사 마텔에 매각하기로 했다. 지난 10일 매매 계약을 체결한 최 회장과 마텔 측은 21일까지 대금 지급을 완료하기로 했지만, 관련 서류가 미비하다는 이유로 거래 종료 시점을 오는 11월 30일로 연기한 상태다.

최대주주가 경영권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일부 지분을 남겨놓는 것 자체는 드물지 않은 일이다. 이는 당분간 기존 최대주주가 회사에 남아 경영활동을 해주기를 바라는 매각자가 걸어둔 안전장치의 성격을 띠는 경우가 많다. 대신 옛 최대주주는 인수합병(M&A) 이후 회사가 추가로 성장한다면 자신이 보유한 소수 지분의 가치가 늘어나는 반대급부를 얻는다.

손오공의 최대주주 지분 거래도 표면적으로는 이런 성격을 띠고 있다. 최 회장이 당분간은 손오공에 직간접적인 지배력을 행사하면서 마텔과 협업한다는 시나리오다. 최 회장이 국내 완구업계에서 차지하는 존재감이 만만찮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같은 시나리오는 설득력을 얻는다.

실질적으로는 최 회장이 보유한 손오공 경영권 지분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담보로 잡혀 있다는 점 때문에도 지분 전량을 거래하는 게 쉽지 않았다. 담보권을 해지하기 위해서는 대출 원리금을 상환하거나 다른 담보를 제공하는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 까닭이다.

최 회장은 현대증권과 교보증권에 손오공 주식 162만 주(7.38%)를 맡기고 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시가를 기준으로 한 해당 지분의 평가액은 110억 원 가량이다. 마텔과의 M&A 소식이 들린 이후 손오공 주가가 급등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담보가액이나 대출 금액은 그보다는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 회장이 마텔에 매각하기로 한 지분은 11.99%(약 263만 주)로, 자신이 보유한 지분 전체에서 담보 제공 지분을 뺀 것(9.55%)보다 조금 많다. 담보로 제공된 지분 가운데 일부도 거래 대상에 포함됐다는 의미다. 이는 최 회장이 매각 대금과 잔여 지분을 활용해 대출 구조를 변경했기 때문인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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