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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계열사 사장단 일괄 사표 제출 이유는 '과거·미래 부실' 책임 차원..재신임 가능성 높아

안영훈 기자공개 2016-10-24 20:03:43

이 기사는 2016년 10월 24일 20: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대적인 경영진 교체인가, 백의종군 의지인가'

농협중앙회 주요 계열사 대표들의 사표 제출에 이어 농협금융지주 주요 계열사 사장들이 일괄적으로 사표를 제출한 배경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시장의 의견은 백의종군 의지 표명으로 기울고 있다. 농협중앙회의 경우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인사권을 가진 만큼 자유롭게 사표제출을 요구할 수 있지만 농협금융지주는 농협중앙회장이 인사권을 행사할 수 없다.

농협중앙회와는 독립된 만큼 농협금융지주의 절차를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협금융지주에서 주요 계열사 사장들이 일괄적으로 사표를 낼 수 있었던 것은 김병원 농협중앙회장과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과의 사전교감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관측이다.

시장에서는 농협금융지주와 농협중앙회 주요 계열사 대표들의 사표 제출은 농협의 자구노력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표명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현재 농협은 여러 가지 어려움을 동시에 겪고 있다. 농협법 개정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농협금융지주의 실적은 조선·해운업 부실 여파로 바닥까지 내려갔다.

여기에 내년 2월부터는 2012년 신경 분리 당시 정부와 체결한 4조 원의 농금채 이자보전 시한이 만료된다. 또 2018년 5000억 원의 농금채 이자보전 시한까지 만료되면 농협은 그동안 정부가 보전해 준 1700억 원의 이자를 직접 물어야 한다. 농협 경제사업의 재원이 고스란히 농금채 이자 직접부담 비용으로 빠져나가 농협 경제사업 활성화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게다가 신경 분리 당시 약조했던 방카슈랑스 25%룰 유예기간도 내년이면 끝난다. 농협생명 입장에서는 영업망 축소가 불가피하다.

이에 농협은 농금채 이자보전 시한과 방카슈랑스 25%룰 유예 등을 요청한 상황이지만 원칙론을 내세우는 정부의 입장으로 곤욕을 치루고 있다. 결국 농협은 국회에 농금채 이자보전 시한과 방카슈랑스 25%룰 유예를 요청했고, 스스로 강력한 자구계획을 펼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농협 한 관계자는 "이번 사표 제출 인사들을 살펴보면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지주 주요 계열사 대표들"이라며 "혁신도 좋지만 경영 혼란 등을 감안했을 때 모든 인사들의 사표가 수리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농협 관계자는 "과거에도 주요 계열사 대표에 이어 집행간부들까지 일괄적으로 사표를 제출받고 이후 재신임한 경우가 있었다"며 "이번에도 같은 수순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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