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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재산신탁 수탁고 이상 급증…'기업은행 때문에' [신탁 경영분석] 기업은행 금전채권신탁 수탁고 일시 급증…수탁고 급증에도 보수는 줄어

김현동 기자공개 2016-11-01 10:41:05

이 기사는 2016년 10월 25일 14: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은행 때문에 국내은행의 재산신탁 수탁고가 일시 급증하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기업은행은 올해 초 35조 원 규모의 금전채권신탁을 신규로 수탁했다. 이로 인해 국내은행의 수탁고가 일시적으로 37조 원이나 급증했다. 수탁고는 급증했지만, 금전채권신탁 보수는 오히려 줄어 들었다.

2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재산신탁 수탁고는 지난 6월 말 현재 159조 4937억 원으로 작년 말 대비 약 38조 원 급증했다. 이 기간 중 재산신탁 수탁고가 크게 늘어난 곳은 기업은행, 우리은행, 한국씨티은행 정도에 불과하다. 기업은행의 재산신탁 수탁고가 약 34조 원 늘어났고, 우리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은 각각 약 1조 7600억 원, 약 1조 2700억 원 증가했다(아래 '국내은행 재산신탁 수탁고 추이' 참고).

국내은행 재산신탁 수탁고
* 자료 =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결국 국내은행의 재산신탁 수탁고가 대폭 늘어난 것은 기업은행 때문이라는 것이다. 기업은행은 올해 1분기 중 SK에너지-SK인천석유화학의 석유화학제품 외상매출채권 유동화 거래와 관련한 금전채권신탁을 신규로 수탁했다. 수탁재산이 향후 5년간 발생할 매출채권이다 보니 수탁고가 32조 원에 달했다. 이 때문에 올해 1분기 재산신탁 수탁고가 전분기 대비 35조 원이나 늘어났다. 기업은행의 재산신탁 수탁고는 2013년 12월 말 약 6조 5800억 원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고는 매분기 6조 원을 밑돌았다. 그런데 갑자기 수탁고가 수 십조 원 늘어난 것이다. 장래에 발생할 매출채권 32조 원을 포괄신탁 계약에 의해 일시에 수탁하고, 향후 순차적으로 차감하는 형식이어서 수탁고가 일시에 급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수탁고 급증에도 불구하고 신탁보수는 오히려 감소하는 기현상도 발생했다. 금전채권신탁에 대한 신탁업자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신탁보수가 낮아진 탓이다. 기업은행의 SK에너지-SK인천석유화학 매출채권신탁 신탁보수는 0.0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은행이 35조 원 규모의 금전채권신탁을 신규로 수탁한 직후인 지난 3월 말 국내은행의 금전채권신탁 보수는 38억 2100만 원으로 지난해 3월 말(48억 3000만 원)보다 적다. 올해 6월 말 금전채권신탁 보수도 마찬가지다. 지난 6월 말 현재 국내은행의 금전채권신탁 보수는 86억 4800만 원으로 1년 전 102억 3400만 원에 비해 약 16억 원이나 줄었다. 이에 비해 부동산신탁 보수는 지난 6월 말 현재 127억 2400만 원으로 1년 전에 비해 32억 원 증가했다. 재산신탁 전체보수도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증가했다(아래 '국내은행 수탁재산별 신탁보수' 참고).

국내은행 수탁재산별 보수
* 자료 =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금융권 관계자는 "통상 신탁보수는 계약기간 전체에 걸쳐 안분하는데 기업은행 금전채권신탁의 경우 신탁보수가 아주 적지 않고서는 이런 일이 벌어지기 어렵다"면서 "수탁고 규모도 그렇고 보수도 그렇고 기업은행 때문에 재산신탁 수탁고가 이상하게 보여지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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