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채권, 디스카운트 '지속' 내재등급 개선 난망? [리뉴얼 롯데]케미칼·건설 등 신용등급보다 두 노치 낮아…M&A·업황 변수, 신인도 개선 '글쎄'
김시목 기자공개 2016-10-28 14:39:12
이 기사는 2016년 10월 26일 14: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 계열사 채권에 대한 회사채 시장의 신뢰도가 크게 떨어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권 분쟁 이후 오너가에 대한 검찰수사가 종결됐지만 계열사 채권 전반의 디스카운트가 여전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개별 신용등급과 시장 평가 사이의 괴리감이 공고해지고 있다는 관측이다.그룹 핵심 계열이자 대규모 채권 발행사인 롯데케미칼, 롯데건설 등은 신인도 저하가 두드러져 있었다. 회사채 평가수익률을 반영한 내재등급(BIR: Bond Implied Rating)은 실제 신용등급보다 두 노치 낮게 나타났다. 롯데쇼핑, 롯데물산 등도 한 단계 낮게 평가됐다.
롯데칠성음료와 롯데푸드의 경우 타 계열사와 다른 기류를 보이고 있지만 프라이싱(Pricing)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세를 이루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룹 차원의 40조 원 규모 투자 진행 시 이들에 대한 BIR 하락은 물론 나머지 계열사의 등급조정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 롯데케미칼·건설, 등급 내 디스카운드 '최고'
롯데그룹 회사채의 민평금리가 자기등급 대표수익률과 큰 차이로 벌어져 있다.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 일부 계열사를 제외하면 회사채 발행에 나선 곳들 전반에 나타나고 있다. 개별 기업의 신용 이슈에 더해 그룹 자체에 대한 신인도 저하가 이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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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의 5년물 채권의 민평금리는 25일 기준 2.02%(NICE채권평가 기준)를 나타냈다. AA+ 등급 기준수익률 1.87%보다 15bp 높다. 등급 내 가장 스프레드가 벌어진 발행사로, 두 번째로 높은 JB금융지주(1.93%) 등과 비교해도 10bp 가량 높게 형성돼 있다.
롯데케미칼의 BIR은 AA-로 실제 신용등급(AA+) 대비 두 노치 낮다. 현재 신용등급에 '부정적' 전망이 달려 있는 탓에 신용도 하락 가능성이 지속되고 있는 점도 이와 무관치 않다. 국내 신용평가사 3사 모두 롯데케미칼 신용등급에 대규모 투자로 인한 재무 부담과 수익성을 문제로 삼았다.
건설업황 리스크에 노출된 롯데건설은 채권 평가 금리로만 보면 A0급 내 최고 수준이다. 내재등급은 BBB+로 실제 신용등급(A0)보다 두 노치 낮았다. 5년물 민평금리는 4.85%(NICE채권평가 기준)로 A0급 중 유일하게 5%대에 가장 육박했다. 등급 평균(3.06%) 대비 225bp 가량 차이가 났다.
롯데쇼핑과 롯데물산의 내재등급 역시 실제 신용등급보다 한 노치씩 낮았다. 롯데쇼핑(AA+)의 BIR은 AA0로, 롯데물산(AA-)의 경우 A+로 평가받았다. 롯데쇼핑의 경우 5년물 민평금리는 1.91%로 등급(1.87%) 대비 4bp 가량 낮았다. 롯데물산은 롯데케미칼과 같은 15bp 이상 벌어졌다.
◇ BIR 격차 해소?...M&A·업황 리스크 노출
업계에서는 당장 롯데 계열사들의 신용등급과 시장에서의 시각 차이를 해소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오히려 현재 신용등급 유지가 더 현안인 것. 신용평가사들은 신동빈 회장이 그룹 차원의 40조 원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계열사 재무부담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양상이다.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채권 BIR이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을 온전히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에서 평가하는 신용리스크를 반영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라며 "신용등급 변화보다 앞서 나타나기 때문에 격차가 계속된다면 실제 등급 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롯데케미칼의 경우 재무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잇단 어닝 서프라이즈로 실적 우려를 잠재웠다. 하지만 인수합병으로 인한 재무부담 확대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 '부정적' 아웃룩을 떼지 못하는 이유. 그룹의 대규모 투자계획 중심에 있는 점도 부담스러운 요인이다.
실제 롯데케미칼은 약 3조 원을 들여 삼성그룹의 화학사를 인수했다. 올해도 미국의 화학기업 액시올 인수에 나섰다 철회했다. 하지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M&A 가능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대규모 투자가 단행될 경우, 차입금 증가에 따른 신용등급 하락 압력이 증가할 가능성도 크다.
롯데건설 역시 활황을 보이고 있는 주택경기 덕에 실적이 회복하긴 했지만 내년 이후 우려는 커지고 있다. 당장 내년부터 주택공급 과잉에 따른 미분양 리스크가 점증하는 탓이다. 되레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 고평가를 받는 계열사들인 BIR 하향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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