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 선진화방안, "보완할 점 많다" [크레딧 애널의 수다]③"독자신용등급·펀드신용평가제도 영향 아직은 미지수
김진희 기자/ 김병윤 기자공개 2016-10-28 14:38:30
[편집자주]
'크레딧 애널리스트 3명이 모이면 지구가 망한다' 자본시장에 떠도는 우스갯소리다. 그만큼 보수적이고 비판적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그들의 수다는 어둡다. 그러나 통찰이 있다.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는 자본시장 내 불안요소가 드러난다. 머니투데이 더벨이 그들을 만났다. 참여 애널리스트의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위해 소속과 실명은 밝히지 않기로 했다.
이 기사는 2016년 10월 27일 08: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크레딧 업계 최고 화두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신용평가시장 선진화 방안이었다. 크레딧 애널리스트의 수다도 자연스럽게 선진화 방안으로 주제가 옮겨졌다. 금융위 주도로 구성된 태스크포스가 6개월여에 걸친 논의 끝에 내놓은 선진화 방안이다. 애널리스트들의 평가는 박했다. 선진화 방안에 기대가 컸던만큼 다소 실망했다는 반응이다. 상당 수준 개선의지를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시장 관계자와 소통이 부족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A : 신용평가업계를 재정비한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시그널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아직 보완할 것이 많다.
B : 선진화 방안이 발표되기 전에 시장의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들이 있었다. 그때 조목조목 시장 의견을 적어낸 사람도 있는데 바로 며칠 후에 선진화 방안이 나왔다. 반영된 것이 거의 없어 실망했다는 반응이 많다.
C : 불러서 여러차례 논의를 하긴 했는데 정작 반영이 안 됐다. 요즘 말로 '답정너'다. 답은 정해져 있고 넌 대답만 하면 돼 라는 식이라는 불만이 있다.
사회 : 독자신용등급제도에 대한 평가는 어떤가?
B : 새로운 얘기는 아니다. 독자신용등급 제도 도입이 거론된 지는 수년이 지났다. 시장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늦추다가 이제서야 시작하는 것이다.
(※2012년 금융위원회는 LIG건설과 진흥기업(효성)의 일명 '꼬리자르기' 사태가 발생하자 신용평가 품질제고방안으로 독자신용등급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새정부 출범 후 논의가 흐지부지됐다. 이후 동양그룹사태로 인해 도입 재검토에 돌입했으나 시장환경을 이유로 여러차례 유보된 끝에 내년 금융회사부터 실시하고 2018년 일반 기업으로 확대 실시한다.)
D : 독자신용등급 표기를 사실상 하고 있는 신용평가사도 있다. NICE신용평가의 경우 보고서 아래에 계열지원 가능성에 따라 노치(notch) 조절이 이뤄졌는지를 '+, 0, -'로 표시한다. 일반기업의 경우 '+' 표시가 있으면 통상 계열지원에 따른 조정은 1노치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사회 : 독자신용등급 제도를 금융업계에서 내년부터 우선 실시하는 데 이에 따라 캐피탈사는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벌써 여신전문금융회사 채권 스프레드의 확대가 나타나고 있다.
A : 최근 카드사와 캐피탈사 채권 스프레드 확대는 까마귀 날자 배떨어지는 격이다. 은행계열 캐피탈사의 경우는 계열지원 가능성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논외로 하고 비은행계열 스프레드 확대의 경우, 독자신용등급 제도 실시로 확대폭이 더 넓어질 것 같지는 않다. 일종의 연말효과로 파악하고 있다. 연말이면 채권 스프레드가 전반적으로 벌어지는데 올해는 학습효과로 시기가 앞당겨졌다.
C : 선진화 방안보다 외부적 요소가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ELS 규제나 9월 분기말 효과로 최근 스프레드가 벌어진 경향이 있다.
사회 : 펀드신용평가제도가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D : 회사채 시장 활성화를 위한 시도라는 점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잘 운영될지는 미지수다. 펀드의 전략과 자산운용사 평가 등이 필요한데 자산운용사가 전략 노출을 감수하고 자료를 제출할까.
C : 수수료 관련해서도 우려점이 있다. 펀드평가 수수료를 또 지급해야 하는데 과연 수수료를 지급할만큼 획기적으로 좋은 제도로 다가올까 하는 의문이다.
A : 엑셀프로그램으로 펀드 금액별 등급을 가중평균해도 비슷한 값이 나올 것으로 예측하는 사람도 있다.
사회 : 신용평가사 규제 강화에 대한 의견은 어떤가?
B : 신용평가사에 대한 규제가 타이트해졌다는 느낌이다. 예를 들어 정보 비대칭성을 없애기 위해 공식적이 자리가 아닌 곳에서 등급에 관한 논의를 할 수 없게 바뀌었다. 신평사들이 그동안 시장과 소통을 위해 간담회 자리를 만들어왔는데 내년부터 못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투자자 관점에서 볼때 등급의 방향성에 대해서 어느정도 제시는 필요하다.
C : 등급과 금리 스프레드간 괴리가 크면 평가에 반영하겠다는 내용도 신평사 입장에서 부담일 것이다.
A : 보험 가입을 의무화한 점이 눈에 띄었다. 평정에 문제가 생기면 집단소송에 휘말리거나 배상금을 지급해야 하는데 신평사들은 자본금 규모가 작으니까 특별 보험을 들어두라는 것이다. 신평사 입장에서는 보험료 지출 때문에 영업수익성에 부담이 가는 상황이 됐다.
(※신용평가 선진화 방안은 손해배상 보장을 위한 안전장치로 신평사가 손해배상 충당금 적립, 보험 가입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의무화했다. 신평사의 자기자본수준이 약 50억 원임을 고려할 때 대규모 배상을 보장하지 못할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