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10월 28일 12: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는 탄탄한 영업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극강의 재무구조를 유지하며 국내 최우량 신용등급(AAA)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올 3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하며 AAA급 기업의 위상에 흠집이 났다. 당장 신용등급 조정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성숙기에 접어든 자동차산업 자체에 대한 우려를 벗어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현대자동차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전기 대비 30% 이상 추락했고, 영업이익률은 5%를 넘기지 못했다. 비우호적인 영업환경 속에서 '대규모 파업'이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돌발 변수의 위력을 제대로 확인했다.

시장은 올 3분기를 저점으로 현대차가 반등에 나설 것으로 보고있다. 시장 지위와 14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현금성자산 역시 신용도를 든든하게 지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파업과 리콜 등 우려는 내재돼 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부정적 이슈는 신용도를 점점 갉아 먹을 가능성이 있다.


◇대형 파업 악재에 결국 '어닝쇼크'…낮아지는 수익성 고민

현대자동차는 지난 26일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기 대비 39.4% 감소한 1조 681억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올 3분기 영업이익률은 4.8%다. 2010년 이후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률이 5% 이하로 떨어졌다.

현대자동차의 어닝쇼크는 노조 파업 당시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지난달 26일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2004년 이후 12년 만의 일이다. 윤갑한 현대자동차 사장은 지난달 교섭에서 "근래 최대 파업일수로 올해 목표 달성도 힘들다"고 말했다. 태풍 '차바'가 닥치면서 울산공장의 가동 중단과 피해 복구가 겹쳐 부담이 가중됐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실적 부진은 펀더멘털의 문제라기보다 파업으로 인한 가동률 하락이 가장 큰 요인"이라며 "올 4분기 이후 국내 공장 가동률 회복이 예상되나 회복 폭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 3분기 국내 공장 가동률은 65%다. 전년 동기 대비 21%p 낮아졌다.

올해 현대자동차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조 9890억 원이다. 영업이익률은 약 6.4%다. 영업이익률이 6%대를 회복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점차 하락세라는 점은 고민거리다. 현대자동차의 영업이익률은 2011년 10.3%를 기록한 뒤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2013년 영업이익률은 9.5%를 기록했고, 지난해 6%대까지 낮아졌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6.6%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까지 실적 가시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미국·유럽·중국 등 주요 선진시장의 성장세 둔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리콜·파업' 돌발 변수 출몰 불안감

현대자동차의 수익성은 낮아지고 있지만 높은 시장 지위와 막대한 유동성을 감안할 때 최고 신용등급을 반납해야 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올 상반기 기준 현대자동차의 현금성자산은 14조 3366억 원에 달한다. 자동차 부문 경우 국내 시장의 점유율은 올 상반기 기준 42.9%다. 기아자동차까지 고려할 경우, 국내 시장 점유율은 70% 수준에 달한다.

그러나 시장의 우려를 완전히 불식할 정도는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경기상황과 자동차 영업환경이 좋지 않아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며 "신용도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노조 문제 등 각종 부정적 이벤트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 역시 다양한 이슈를 신용도와 직결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현대자동차의 등급 변동 요인 중 하나로 '각종 이벤트 리스크로 인한 대규모 비용 발생'을 들고 있다. 한국신용평가 역시 대규모 리콜·노사이슈 등 이벤트 발생 위험을 주요 모니터링 요소로 꼽았다.

현대차는 이달 선루프 결함으로 미국과 국내에서 중형차 8만여 대를 리콜했다. 앞서 미국에서 제네시스 코페 8만 4000여대도 조수석의 에어백 문제로 리콜했다. 무엇보다 올해 내부 고발자에 의해 차량 결함 은폐 의혹이 일면서 그동안 강조해온 품질 경영의 신뢰가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자동차가 적극적으로 리콜에 대응하고 올해 태풍 '차바'로 발생한 침수 차량을 모두 폐기하기로 하는 등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하지만 끊이지 않는 리콜 사태와 노사 갈등은 신용도에 부담 요소"라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이번에 등장한 내부 고발 사례는 그동안 국내에서 끊임없이 제기된 품질 의혹에 기름을 부은 격"이라며 "수입차와의 경쟁이 치열해진 현재 갖가지 부정적 이슈에 대한 심각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