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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강한기업]에너토크, 최대주주 日세이부와 '25년 무분쟁’ 비결은2000년대 들어 기술독립, 세이부 단순 투자개념 지분 사들여

이호정 기자공개 2016-11-21 10: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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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진 수많은 국내 강소기업, 그 중에서도 '더' 강한기업은 어떤 기업일까. '더 강한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의 성장 스토리, 재무구조, 지배구조를 분석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성공'을 꿈꾸는 수 많은 중소·중견기업에 귀감이 될 만한 정보를 제공하자는 취지다. '더 강한기업'이 되기 위해 거쳐야 할 관문과 그들의 극복 노하우도 함께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16년 11월 15일 10: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본 세이부(SEIBU)는 코스닥상장사 에너토크의 지분 11.9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창업주인 장덕인(10.23%) 회장보다 더 많은 주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경영간섭은 전혀 없다. 연구개발(R&D)부터 신제품 출시계획에 이르기까지 에너토크가 독자적으로 판단해 결정하고 있다.

에너토크가 대주주인 세이부로부터 경영간섭을 받지 않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2000년 들어 기술독립이 완벽하게 이뤄지면서 2006년 코스닥 상장 당시 협력관계 유지를 위해 세이부가 단순투자 개념으로 에너토크 주식을 사들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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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유로 세이부는 올 상반기 공격적 경영을 위해 에너토크가 실시한 유상증자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세이부의 지분율은 종전(14.88%)보다 2.97%포인트 하락한 반면 장 회장(7.46%)의 지분율은 2.77%포인트 상승해 격차가 1.68%포인트 차로 좁혀졌다.

따라서 에너토크가 안정적 실적을 유지하고 있고, 일본 지분법상 15% 이하 지분을 보유한 회사는 자회사로 편입시키지 않아도 되는 만큼 세이부가 추가매수를 통해 14% 중후반대로 지분율을 늘릴 것으로 시장에서는 전망해 왔다.

그러나 장 회장은 물론 세이부도 지분격차가 좁혀진 것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20년 넘게 협력관계를 이어오며 두터운 신뢰가 형성됐고, 지금도 주요 사안은 상의해 처리하는 등 긴밀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에너토크 관계자는 "1991년 세이부와 기술협약을 맺은 후 지금까지 실적에 대한 압박은 물론, 조직문화를 일본식으로 바꾸려는 움직임도 없었다"며 "우리(에너토크)나 세이부나 신뢰를 바탕으로 배려하면서 회사를 운영해온 까닭에 그동안 경영권 분쟁은 물론 사소한 의견충돌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장덕인 회장이 다른 창업자들과 달리 지금도 에너토크의 등기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도 그렇지만, 세이부에서 직원 1명이 파견 나와 있는 것도 양사가 동반성장하기 위해 결정한 윈-윈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장 회장은 작년을 끝으로 에너토크 등기이사에서 물려나려고 했다. 고령(76세)인데다 현 대표이사인 최진국 사장이 회사를 잘 이끌어나가고 있다 판단해서다. 하지만 세이부 측에서 창업자 3명 중 1명은 등기이사직을 유지해달라는 부탁 때문에 1년 더 연장했다.

또 세이부 출신 나가자토 신야 이사는 에너토크의 요청으로 파견 나와 있다. 앞서 상장 당시 세이부가 구두로 장 회장 등에게 권리행사 위임권을 넘기겠다고 밝혔다. 이에 에너토크는 신뢰를 이어가고 건전한 견제를 위해 세이부 출신 임직원을 파견해 달라고 의사를 전달하면서 상주하게 됐다.

한편 에너토크는 올해를 끝으로 창업주들이 경영하던 시대를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재찬 부회장에 이어 장덕인 회장까지 등기이사직을 내려놓는 만큼 사실상 2세 경영체제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장덕인 회장의 장남인 기원 씨다. 기원 씨는 현재 에너토크에서 상무로 재직 중이며 경영전반을 관리하고 있다. 게다가 2세 중 유일하게 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물론 지분율은 1.05%에 불과하다.

장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2명의 창업주가 회사 지분을 전혀 보유하지 않고 있는 데다 이들 자녀도 보유지분이 없다. 2세대 중 장기원 상무가 회사를 이어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게다가 장 상무가 에너토크 설립 배경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만큼 점차 회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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