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케피코, 영업익 4배 급증 배경은 매출처 다변화 주효, 투자 늘어 재무건전성은 후퇴
이호정 기자공개 2016-11-23 08:15:07
이 기사는 2016년 11월 22일 13: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차 엔진 및 변속기용 부품을 생산하고 있는 현대케피코가 올 3분기에도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동기간 현대·기아차의 파업 여파로 대다수 자동차 부품사들이 실적 악화에 울상을 지은 것과 상반된다. 현대케피코는 매출처 다변화가 실적 개선의 원동력이 됐다고 밝혔다.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케피코는 올 3분기 4682억 원의 매출과 604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17.9%, 영업이익은 301.7% 증가했다. 순이익은 같은 기간 122억 원에서 477억 원으로 289.3%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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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증가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올 3분기 납품이 크게 늘어난 것과 무관치 않다. 실제 현대케피코는 외부고객 매출은 올 3분기 누적기준 1854억 원으로 전분기보다 1664억 원, 전년 동기보다는 1551억 원 증가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납품 증가는 다양한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 우선 현대케피코가 생산·판매 중인 주요 제품의 판매단가 상승의 원동력이 됐다. 제어기의 경우 개당 판매가격은 올 3분기 8만 5430원으로 1년 전보다 5523원 올랐고 구동기(1만 295원)와 모듈(5만 7318원)도 각각 615원, 4791원씩 뛰었다.
또 매출처가 다변화되면서 현대차그룹에 대한 의존도와 원가율도 개선됐다. 현대케피코의 현대차그룹 매출의존도는 2분기까지만 해도 98%에 달했지만 3분기 85%로 13%포인트 개선됐다. 매출원가율 역시 83.2%로 전년 동기대비 8.5%포인트 낮아졌다.
제품의 판매가격과 원가율 하락 덕에 수익성은 더 극적으로 개선됐다. 최근 5년간 평균 150억 원에 불과했던 영업이익이 600억 원대로 4배나 증가했기 때문이다. 영업이익률도 올 3분기 12.9%로 전년 동기보다 9.1%포인트 높아졌다.
현대케피코 관계자는 "GDI(직분사엔진) 부품에 대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수요가 늘면서 제품의 판매가 늘었고, 매출처 다변화를 전사적 노력을 기울여온 덕분에 실적을 크게 개선할 수 있었다"며 "지금도 매출처 다변화를 위해 해외영업 담당 부서에서 TFT를 구성해 중국, 동남아, 인도 등을 집중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독자개발 한 고압펌프와 제어기 등에 대한 반응이 좋아 타업체 OEM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재무건전성은 후퇴했다. 디젤 엔진용 부품설계 등의 개발 프로젝트가 몰려 있등 투자가 잡혀있다 보니 외부차입이 많았던 까닭이다. 실제 작년 3분기에는 없었던 사채가 올 3분기 1794억 원까지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장단기 차입금도 같은 기간 994억 원에서 1002억 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벌어들인 돈으로 자본금 확충에 나섰지만 부채가 더 많이 증가하다 보니 재무건전성 지표인 부채비율도 악화됐다. 현대케피코의 자본금은 올 3분기 5955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9% 증가한 반면, 부채는 6818억 원으로 34.2%나 늘면서 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90.3%에서 114.5%로 24.2%포인트 상승했다
현대케피코 관계자는 "기아차와 협업강화를 위해 멕시코 법인 설립 등을 계획하고 있고, 연구개발(R&D)과 시설투자가 지속되고 있어 재무건전성이 다소 악화됐지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며 "독자개발 제품을 더욱 다양화 해 실적과 재무건전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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