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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이후 회사채 투심 양극화 가속화되나 롯데 계열, 자금 쏠림 VS 한독·파라다이스 한파

신민규 기자공개 2016-11-25 16:24:43

이 기사는 2016년 11월 24일 06: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대선 이후 국내 회사채에 대한 기관투심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우량기업은 기대 이상의 자금을 확보해 증액 발행까지 성사시켰다. 반대로 공모채 조달경험이 없거나 A급 기업은 얼어붙은 투심을 돌리지 못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AA+)와 주관사인 KB투자증권은 이번 공모채 수요예측 결과를 받아들고 반색했다. 1000억 원을 모집하는데 무려 4900억 원의 자금이 몰렸기 때문이다.

롯데그룹 계열 회사채를 외면했던 자산운용사와 대형 보험사들은 이번 수요예측에 일제히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5년물이 포함돼 있어 다소 부담이 컸던 상황을 감안하면 대박을 터뜨린 셈이다. 롯데칠성음료는 모집자금을 1000억 원에서 1500억 원으로 늘리는데 성공했다.

바로 앞서 진행된 롯데렌탈(AA-) 역시 증액발행에 성공했다. 당초 목표했던 1000억 원의 2배인 2000억 원을 발행키로 결정했다. 기관 수요예측에 3700억 원의 자금이 몰린 영향이 컸다.

두 건의 발행으로 롯데그룹은 그간 검찰조사로 인해 위축됐던 조달 분위기를 지난해 초 수준으로 돌려놓는데 성공했다. 신청 자금이 몰린 수준을 감안하면 우량채에 대해 기관들이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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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번번이 실패했던 GS EPS(AA-)도 이번 발행에는 성공했다. 500억 원 모집에 800억 원의 수요를 확보했다. 5년물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실적 개선과 바이오매스 발전소 가동으로 수익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점이 작용했다.

일부 기업들의 선전과 달리 공모채에 첫 도전하거나 신용등급이 A급인 기업들은 싸늘한 투심을 재확인했다. AA급 회사채 발행 훈풍이 이어지지 못한 셈이다.

한독(A-)은 3년물 300억 원 모집에 150억 원의 수요를 확보하는데 그쳤다. 부정적 전망이 달린 데다가 2년 만에 공모채 문을 두드린 점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설립 이래 첫 회사채 발행을 추진했던 파라다이스는 아예 수요예측 문턱을 넘지 못했다. 수요예측 당일에 회사채 발행 계획을 철회했다. 앞서 진행한 태핑(Tapping) 과정에서 기관투자가들의 관심을 얻는 데 실패한 점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AA급으로 우량채 지위를 갖고 있지만 뉴 이슈어의 등장을 반길만한 분위기가 조성되긴 일렀던 것으로 보인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공모채 시장에서의 투심 양극화가 미 대선 이후 더 심해지고 있는 것을 체감하는 분위기다. 시장 유동성이 충분하다는 점을 AA급 발행 성사를 통해 확인했지만 투심이 확대되진 않았기 때문이다.

IB 관계자는 "롯데칠성음료가 수요예측에 대박을 낸 상황이라 파라다이스도 시도는 해볼 것으로 기대했는데 기관투자가들이 기업에 대해 여전히 선별적으로 다가가고 있는 것 같다"며 "우량 기업에 대한 시장 수요는 충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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