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11월 24일 10: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PC사업부 매각을 타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매각 상대방은 글로벌 넘버원 PC메이커인 중국 레노버. 성장이 정체되거나 사양길로 접어든 것으로 판단되는 사업들에 대해 매각 등 방식으로 정리하려는 삼성전자의 달라진 사업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24일 IB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현재 IM(IT·Mobile)부문 안에 속한 PC사업부 매각을 검토 중이며, 중국 최대 IT기업이자 전세계 1위 PC 생산기업 레노버를 원매자로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별도의 금융 자문사 없이 레노버와 직접 PC사업부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는데, 미국계 로펌인 폴헤이스팅스(Paul Hastings)가 삼성전자 측을, 영국계 다국적 로펌인 프레시필즈(Freshfields Bruckhaus Deringer)가 레노버 측을 각각 법률 자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거래 성사시 사업 양수도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높은데, PC사업이 삼성전자 IM 부문 내 하위 사업부로 편재돼 있어 연 매출 규모 등 기본적인 이익지표 조차 확인하기 어려워 예상 거래 가격을 점치기 쉽지 않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불구 1조 원이 넘는 빅딜이 될 공산이 큰 것으로 점치고 있다.
삼성전자의 PC사업부 매각이 실제 성사될 수 있을 지는 아직 미지수다. 협상은 이미 몇개월 전부터 비밀리 진행돼 온 것으로 전해지는데 협상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 9월 마무리 된 프린터 사업부 매각과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결정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스마트폰과 테블릿으로 재편되고 있는 IT산업의 흐름에 따라 선제적인 구조조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소비자가전(CE) 부문내 프린팅솔루션 사업부를 미국 IT 기기 제조사인 휴렛팩커드(HP)에 10억 5000만 달러, 한화 약 1조 1500억 원을 받고 매각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프린터 수요 감소로 실적 악화가 지속되면서 사업의 영속성을 확신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글로벌 1위 업체인 HP에 매각을 결정했다.
PC산업 역시 스마트폰과 테블릿에 밀려 매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IT 시장 조사기관에 따르면 노트북과 데스크탑 등 전세계 PC 출하량은 시간이 갈수록 서서히 떨어지고 있다. 작년 국내 PC 출하량은 전년도보다 8% 가까이 떨어졌으며(IDC 자료), 올 3분기 글로벌 PC 출하량 역시 전년동기대비 5% 넘게 하락했다.
삼성전자 고위 임원을 지낸 한 관계자는 "사업의 연관성을 감안할 때 프린터와 PC는 동일한 카테고리로 묶여야 한다"며 "삼성전자가 프린터 사업을 접는다는 것은 PC 사업에서도 철수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번 매각은 예상됐던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프린터사업부를 레노버에 매각한 것과 마찬가지로 PC사업부의 가치가 더 떨어지기 전에 글로벌 PC 제조 1위 업체인 레노버에 파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래 성장 산업과 연관 기업에 대한 삼성전자의 적극적인 인수 행보와 별개로 사양 사업의 구조조정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초에도 셋톱박스 사업부를 프랑스 통신기기 제조업체인 사젬컴(Sagemcom)에 매각하기로 가닥을 잡고, 협상을 벌이기도 했다. 희망 가격을 놓고 원매자와 이견을 좁히지 못해 셋톱박스 사업부 매각에 실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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