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분리 닮은 꼴' 농·수협, 이자부담 희비 갈리나 정부 채권 이자보전 구조 '동일'…5년 늦은 수협, 부담 적을 듯
안영훈 기자공개 2016-11-25 10:26:07
이 기사는 2016년 11월 24일 18: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협중앙회가 내달 1일 내부 신용사업부문인 수협은행을 별도의 100% 자회사로 출범시키는 사업구조개편을 단행한다. 정부의 5년 채권 이자보전을 통한 사업구조개편 자금 지원 등 여러가지 면에서 지난 2012년 농협중앙회가 단행한 사업구조개편과 판박이 구조다.현재 농협중앙회는 내년도 정부의 채권 이자보전 중단으로 골치를 썩고 있다. 그렇다면 같은 구조인 수협중앙회의 5년 후 미래는 어떨까.
은행권에서는 농협중앙회와 수협중앙회에 대한 정부의 사업구조개편 자금 지원 구조는 같지만 실제 양측의 자금 사용처가 다르기 때문에 농협중앙회의 채권 이자 부담 고민이 5년 후 수협중앙회에서 반복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수협, 정부 이자보전 구조 '농협' 판박이
지난 2012년 정부는 농협중앙회의 사업구조개편(신경분리)를 단행하면서 필요자금 중 4조5000억 원을 농금채 발행을 통해 마련토록 했다. 대신 정부는 4조5000억 원에 대한 이자를 5년간 보전해주기로 했다.
직접적으로 4조5000억 원을 지원하는 대신 연간 1700억 원에 달하는 이자를 5년간 대신 내주고, 5년 후엔 농협중앙회가 4조5000억 원을 운용해 얻은 수익으로 이자를 내게 한 것이다.
이 방식은 내달 1일 수협은행을 100% 자회사로 출범시키며 사업구조개편에 나서는 수협중앙회에도 똑같이 적용됐다. 수협중앙회는 사업구조개편에 필요한 자금 중 5500억 원을 수금채 발행을 통해 직접 조달하고, 정부는 수금채 이자를 5년간 보전해 준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이자보전 지원은 규모만 틀릴 뿐 5년 지원이나 이자 실비 지원 등 농협중앙회나 수협중앙회나 같은 구조"라고 말했다.
◇5년 앞선 농협은 현재 이자 고민 '속앓이'
문제는 5년 앞서 정부 이자보전 지원을 받기 시작한 농협중앙회의 현 상황이다. 농협중앙회는 사업구조 개편시 농협금융의 손익이 연간 2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의 농금채 이자보전이 중단돼도 농협금융에서 연간 2조 원의 수익이 발생해 이를 재원으로 이자를 내고도 경제사업활성화에 투자를 지속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신경분리 이후 저금리·저성장이 지속되면서 농협금융의 연간 손익은 예상치의 25%인 5000억 원에 불과했다. 결국 이자부담이 과중하다고 느낀 농협중앙회는 주무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에 이자보전 기간 연장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농협중앙회는 마지막 동아줄인 국회를 찾았지만 최근 국회에서도 추가예산 배정을 통해 내년도 이자 직접 부담분 중 절반가량만 지원해주기로 했다.
현재 농협중앙회는 내년도 농금채 이자 500억 원을 직접 부담해야 하고, 2018년부터는 4조5000억 원에 대한 이자 1700억 원(차환발행에 따른 금리조정에 따라 변동)을 모두 직접 부담해야 하는 처지다.
◇수협 "농협과는 다른 상황"…자금사용처·금리차이
농협중앙회의 현 상황이 5년 후 수협중앙회의 모습일까. 시장에서는 양측의 상황이 다르다고 말한다.
돈에 꼬리표는 없지만 농협중앙회는 농금채 조달 4조5000억 원 대부분을 경제사업에 투자했다. 반면 수협중앙회는 수금채 조달 5500억 원을 새로 출범하는 수협은행의 자본금으로 투자한다.
이자율도 크게 차이가 난다. 2012년 발행한 농금채 이자율은 3% 중반대지만 수협중앙회가 발행하게 되는 수금채 이자율은 '1% 중반~2% 이하'로 농협중앙회보다 이자율 부담이 크게는 2%포인트 정도 낮다.
이는 새로 출범하는 수협은행이 5500억 원의 자본(수금채 조달분)을 운영해 2% 넘는 수익률만 올리면 이자부담이 사라진다는 말과 같다. 한 은행 관계자는 "수금채로 조달한 5500억 원이 수협은행 자본으로 운영된다면 역마진 여부는 자기자본순이익률(ROE)로 추정할 수 있다"며 "만약 이자보전이 종료되는 5년 후 수협은행의 자기자본순이익률이 수금채 이자율(1% 중반~2% 이하)을 밑돈다면 문제지만 그 이상일 경우에는 직접 이자부담에 대한 부담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수협은행의 ROE는 전년 동기보다 0.15%포인트 상승한 3.43%다. 수금채 이자율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으로, 이러한 기조가 이어지면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내려진다.
이에 대해 수협은행 관계자는 "지난 6월 ROE 3.43%는 자본금 1조1581억 원 기준으로 산출된 결과이고, 새롭게 출범하는 수협은행은 자본금이 2조 원 수준으로 늘어나게 된다"며 "ROE 산출식상 분모인 자본금이 늘어나면서 ROE가 다소 떨어질 수는 있지만 늘어난 자본금을 운영해 얻는 ROE 산출식상의 분자인 수익 자체도 늘어나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는 ROE 하락영향이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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