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 3세' 주지홍의 승계 미션 '출자고리 끊기' [지배구조 분석]개인회사, 상호·순환·출자 핵심..지배구조 단순화 나설듯
박창현 기자공개 2016-12-02 08:17:38
이 기사는 2016년 12월 01일 14: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조그룹 오너3세 주지홍 사조해표 상무의 경영권 승계가 현실화되면서 상호·순환 출자 고리 해소가 마지막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주지홍 상무의 개인회사를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복잡한 지분 연결 고리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내부 자산을 현금화해 승계 재원을 마련한 뒤 순차적인 지분 정리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사조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에는 오가 일가 소유 가족회사 '사조시스템즈'가 있다. 사조시스템즈 최대주주는 오너 3세인 주지홍 상무로 총 39.7%의 지분을 갖고 있다. 아버지인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과 그룹재단인 취암장학재단도 각각 13.7%, 4.6%의 지분을 갖고 있다. 나머지 잔여 지분 대부분도 그룹 계열사들 소유다.
사조그룹는 최근 사조시스템즈 중심의 지배 체제를 사실상 완성시켰다. 주진우 회장이 핵심 계열사인 사조산업 지분 25만주(5%)를 사조시스템즈에 넘기면서 사조시스템즈가 사조산업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주지홍 상무→사조시스템즈→사조산업→사조대림→사조오양→사조화인코리아'로 이어지는 3세 지배 체제가 구축된 셈이다.
다만 속을 더 들여다보면 아직 해결해야할 숙제가 적지 않다. 사조시스템즈를 중심으로 지배구조 재편에 나서는 과정에서 새로운 계열사 상호출자와 순환출자 고리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2년 전까지 하더라도 사조시스템즈는 사조산업의 존재감 없는 주주였다. 2014년 말 기준으로 사조시스템즈의 사조산업 지분율은 1.97%에 불과했다. 하지만 3세 승계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가동된 지난해부터 지배력을 급격히 키워나간다.
후계 승계를 위해 주 회장이 움직인다. 주 회장은 작년 8월 사조산업 지분 50만 주(10%)를 한꺼번에 사조시스템즈에 판다. 이 거래로 사조시스템즈는 단숨에 사조산업 2대주주에 등극한다.
작년 12월에는 합병카드를 꺼낸다. 사조시스템즈는 농수축산물 도매 계열사인 사조인터내셔널과 합병을 단행한다. 이 과정에서 사조인터내셔널이 보유하고 있던 사조산업 지분 33만 9000주(6,78%)가 사조시스템즈 자산으로 편입됐다. 합병 종료 후 사조시스템즈의 사조산업 지분율은 18.75%까지 상승한다.
사조시스템즈는 여러 내부 거래를 통해 후계 승계를 위한 탄탄한 토대를 마련했지만 출자고리라는 짐도 떠안아야만 했다. 당장 사조인터내셔널 주요주주였던 사조화인코리아가 사조시스템즈 신주를 12만 6312주 (5.2%)를 받게 되면서 '사조시스템즈→사조산업→사조대림→사조오양→사조화인코리아→사조시스템즈'로 이어지는 긴 순환출자 고리가 생겨났다.
합병 완료 후 또 다른 계열사인 '사조해표'가 지배구조 안정화를 목적으로 사조시스템즈 지분을 새롭게 취득한 것도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쳤다. 사조해표는 당시 사조시스템즈 지분 38만 8500주(16%)를 118억 원에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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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사조시스템즈가 사조해표 지분 1.4%를 가지고 있었던 탓에 지분 매입과 동시에 상호 출자 관계가 됐다. 여기에 '사조해표→사조시스템즈→사조산업→사조해표'로 연결되는 순환출자 고리도 만들어졌다.
복잡한 지분 관계와 상호·순환 출자로 이뤄진 지배구조는 향후 정부 당국의 규제 대상이될 수 있는 만큼 빠른 해소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최순실 사태 이후 재벌 규제와 지배구조 투명화를 명분으로 한 다양한 경제민주화 법안 발의가 예고돼 있어 빠른 대처가 필요한 상황이다.
업계는 다른 사조그룹 계열사가 사조시스템즈 지분을 매입할 경우, 새로운 출자고리 생성이 우려되기 때문에 스스로 보유 지분을 매입하는 형태로 지분 단순화에 나설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사조시스템즈는 사조해표와 사조대림, 사조씨푸드 등 경영권과 무관한 계열사 지분을 대거 보유하고 있다. 보유 지분 장부가액은 60억 원 수준이다. 투자 부동산도 장부가만 113억 원에 달한다.
더욱이 사조시스템즈는 안정적인 내부일감을 토대로 매년 알토란 같은 실적을 내고 있다. 지난해에도 전체 매출 157억 원 가운데 55%에 해당하는 86억 원을 내부 거래를 통해 벌어들였다. 탄탄한 매출 구조가 구축되면서 매년 100억 원 안팎 대의 순이익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조그룹은 여타 그룹사와 달리 지분구조가 복잡해 지주사 체제를 구축하기에는 아직도 걸림돌이 많은 편"이라며 "최근 오너 일가와 계열사 간 지분 거래와 합병 등 사업 재편이 활발한 것 역시 지배구조 단순화 작업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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