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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수 삼성생명 사장, '체질개선' 주력했던 3년 [CEO성과평가]지배구조 개편 등 굵직한 현안 대과없이 이끌어..임기 마지막 해 순이익 축소

윤 동 기자공개 2016-12-05 10:10:11

이 기사는 2016년 12월 01일 17: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초기 2년 동안 화려한 실적을 기록했던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사진)이 임기 마지막 해 다소 아쉬운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해외 M&A 등 신성장동력을 발굴하지 못한 상황에서 저금리 장기화의 여파로 수익성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지난 2014년 1월 삼성생명에 부임했던 김 사장은 내년 1월 27일 임기가 마무리된다. 보험업계에서는 김 사장이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사옥 이전 등 굵직한 현안을 대과(大過)없이 이끌었으나 마지막 해 실적이 좋지 못한 점을 아쉬움으로 꼽는다.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 사진 및 이력

◇초기 2년, 부임 즉시 순익 1조 돌파…체질개선 성과 덕

김 사장은 1조 원의 벽을 넘지 못하던 삼성생명의 당기순이익을 부임 첫해 1조 원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성과를 냈다. 삼성생명에 부임하기 전 삼성화재 CEO를 맡아 보험사 경험이 있었기에 가능한 성과였다.

크기변환_삼성생명 주요 경영지표

김 사장은 부임 초기부터 삼성생명의 체질개선을 이끌었다. 김 사장이 부임하기 전 삼성생명은 전사적 목표였던 시장점유율 30%를 확보하기 위해 외형확대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김 사장은 철저하게 수익성 위주로 계약을 따져야 한다는 사고방식을 삼성생명에 정착시켰다.

김 사장은 체질개선의 일환으로 대대적인 손해율 관리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삼성생명은 영업 일선에서부터 후선부서까지, 보험 계약에서부터 보험금 지급까지 모든 프로세스를 살펴 새어나가는 돈이 없도록 점검했다. 그 결과 삼성생명은 2년 만에 손해율을 10%포인트 가까이 끌어내리는데 성공했다. 종전까지 삼성생명의 손해율은 경쟁사 대비 다소 높은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말 기준 경쟁사보다 낮은 수준으로 개선됐다.

삼성생명의 지급보험금도 2015회계연도 10조 1911억 원으로 2012회계연도 9조 3632억 원 대비 8.84% 늘어나는데 그쳤다. 경쟁사가 각각 26.2%, 13.8% 확대됐음을 감안하면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생명 지급보험금 손해율 추이

◇2016년, 손해율 개선 둔화·저금리 장기화로 수익성 축소

문제는 올해부터 손해율 개선이 더뎌지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3분기까지 삼성생명의 손해율은 79.4%로 지난해 3분기 76.8% 대비 오히려 2.6%포인트 악화됐다.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MERS) 사태로 병원을 찾는 고객이 대폭 줄었으나 올해는 정상화됐기 때문이다. 보험업계는 메르스 등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향후 삼성생명이 한껏 낮아진 손해율을 추가적으로 개선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세부 경영지표도 좋지 못하다. 삼성생명은 올해 뚜렷한 신성장동력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점차 강해지는 저금리 기조에 수익성과 건전성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생명의 금리 확정형 부채(60조 원)의 절반 이상인 33조 원이 연 7% 이상의 초고금리를 지급하겠다는 보험계약이다. 올해 9월 시장금리가 사상최저 수준인 1.27%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삼성생명은 금리역마진 위기 직전까지 몰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손해율 개선 둔화와 저금리 기조가 겹치면서 올해 수익성이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3분기 삼성생명의 당기순이익(개별 기준)은 1조 75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3분기 1조 1002억 원 대비 8.43% 줄었다. 삼성생명은 올해 연말 금리 하락에 따른 대규모 변액보험 보증준비금 적립이 예약된 상황이라 4분기 실적도 좋지 못할 것으로 예측된다. 증권사 연구원들은 삼성생명의 올해 당기순이익이 지난해보다 적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사옥 이전 등 현안 해결은 '우수'

물론 삼성생명의 위기를 김 사장의 경영 탓으로만 돌리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저금리 장기화는 생보업계 공통의 위기로 삼성생명만의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또 올해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융지주회사 설립 문제나 사옥 이전 등 굵직한 현안이 많았던 탓에 김 사장이 실적에 집중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는 옹호론도 나온다.

이러한 시각은 김 사장의 연임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삼성그룹이 김 사장의 연임 여부를 결정할 때 단기적인 실적보다는 그룹의 지배구조 비전을 현실화할 수 있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평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최근 삼성그룹은 삼성전자 지주회사 전환 등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공식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금융 계열사의 지분 대다수를 가진 핵심 계열사인 만큼 지배구조 개편에서 중요한 축을 맡을 것으로 관측된다.

보험사 관계자는 "김 사장은 삼성생명에서 초기 2년 동안 화려한 실적을 남겼으나 마지막 해 다소 아쉬운 실적을 남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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