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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리, '강병일-유재권' 비슷한 행보 '눈길' '기획·전략→계열사 대표→ 삼천리 대표' 커리어…최고경영자 두고 경쟁 벌일 듯

강철 기자공개 2016-12-09 08:24:52

이 기사는 2016년 12월 08일 11: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천리그룹이 2017년 임원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서로의 보직을 맞바꾼 강병일 삼천리ES 사장과 유재권 삼천리 부사장의 비슷한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강 사장과 유 부사장은 주로 기획·전략 파트에서 경력을 쌓은 후 계열사를 거쳐 삼천리 대표이사에 오른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업계에선 두 임원이 앞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고 있다.

삼천리그룹은 지난 7일 2017년 임원 인사 및 보직 이동을 단행했다. 부회장으로 진급한 이찬의 삼천리 사장(대표) 외에 총 8명의 임원이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눈에 띄는 인사는 강병일 사장과 유재권 부사장의 상호 보직 이동이다. 강 사장은 2015년 12월 삼천리 사업본부장(대표)에 오른 지 1년 만에 삼천리ES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같은 시기 삼천리ES 대표를 맡았던 유 부사장은 강 사장을 대신해 삼천리 대표에 올랐다.

강 사장과 유 부사장은 삼천리그룹의 핵심 임원으로 꼽힌다. 따라서 두 중역이 자리를 맞바꾼 데는 적잖은 의미가 내포돼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1959년생인 강 사장은 주로 기획·전략 파트에서 경력을 쌓았다. 삼천리 기획조정실 이사(1997년), 기획담당(2002년), 경영기획본부(2005년), 전략기획총괄(2006년) 등을 거쳤다. 2011년엔 계열사인 삼천리ENG 대표를 역임했다. 이후 경영전략본부장, 발전사업본부장 등을 맡다가 지난해 12월 한준호 회장, 이찬의 부회장과 함께 삼천리 대표에 올랐다.

1961년생으로 강 사장보다 2살 어린 유 부사장도 '기획·전략 → 계열사 대표 → 삼천리 대표'로 이어지는 커리어 행보를 걸었다. 삼천리 사업개발 담당(2001년), 경영전략실장(2005년), 사업개발본부장(2011년) 등을 거쳐 2012년 에스파워 대표로 이동했다. 이후 2014년 다시 삼천리로 돌아와 미래전략본부장으로 재직하다가 이번에 대표이사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업계에선 두 임원이 비슷한 경력 및 승진 행보를 걷는 것을 일종의 '자질 검증' 과정으로 보고 있다. 조금이라도 더 성과를 내는 임원이 향후 한준호 회장, 이찬의 부회장에 이어 최고 경영자 자리에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현재 삼천리그룹은 일시적으로 전문 경영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상황이다. 오너 2세인 이만득 회장은 지난 9월 명예회장으로 추대되며 표면적으로 일선에서 물러났다. 오너 3세인 이은백 미주본부장(부사장)이 아직 경영 수업을 받고 있는 만큼 전면에 나서기까지는 최소 3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도시가스 사업에서의 수익성 유지, 신규 사업 발굴 등 주요 현안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두 임원의 판단이 예전보다 더 반영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유 부사장이 삼천리 대표이사로 내정된 건 신사업 발굴 등에서 경영 성과를 인정받은 결과"라며 "다만 유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지 않은 건 앞으로의 경영 성과를 지켜본 후 결정하겠다는 뜻이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강 사장과 유 부사장이 은연 중에 선의의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두 임원이 한준호 회장, 이찬의 부회장 이후 최고 경영자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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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강병일 사장, 유재권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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