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확장' 호텔신라, 유동성 비결은 '매입채무' [Company Watch]외형성장 속 거래처 외상 급증, 공격투자 불구 '3000억' 현금 축적
길진홍 기자공개 2016-12-12 08:00:08
이 기사는 2016년 12월 08일 15: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텔신라가 매입채무를 늘려 유동성을 관리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투자활동으로 지출이 늘고 재무 부담이 가중되면서, 거래처 외상대금 지급 시기를 조절해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반면 급격한 매출 급증에도 불구하고 매출채권은 정체 양상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거래처에 갚아야 하는 외상대금 지급시기를 늦추는 동시에 적극적인 채권 회수 전략을 펼친 셈이다.
호텔신라 매입채무 잔액은 2016년 9월 말 현재 미지급비용을 포함해 2853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4.8% 증가했다. 계정별로는 매입채무 1776억 원, 미지급금 433억 원, 미지급비용 643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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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입채무는 상거래에서 발생하는 외상매입금과 지급어음 등을 의미한다. 유통업체들의 경우 주로 물품을 납입하는 거래처와 관계에서 매입채무를 쌓아둔다. 매입채무 증가는 거래처에 지급해야 하는 외상 대금이 누적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호텔신라의 경우 주력부문인 면세유통사업에서 발생한 매입채무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호텔신라의 매입채무는 해마다 지속적으로 증가 추이를 보였다. 지난 2012년 매입채무가 1912억 원에 그쳤으나, 2013년 2290억 원, 2014년 2683억 원, 2015년 2742억 원으로 각각 불어났다.
같은 기간 면세유통사업 매출은 1조 8984억 원, 2조 662억 원, 2조 4751억 원으로 급증했다. 면세점사업의 급성장과 맞물려 물품 구매가 늘면서 매입채무가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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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유통사업 선전으로 외형은 폭발적으로 불어났으나 매출채권은 소폭 늘어나는데 그쳤다. 미수금을 포함한 매출채권 잔액은 9월 말 현재 1325억 원이다. 2013년 1037억 원, 2014년 1028억 원, 2015년 1231억 원 등으로 소폭 늘어나는데 그쳤다. 면세유통사업을 기반으로 한 폭발적인 매출 증대를 생각하면, 매출채권은 정체 양상을 보인 것으로 볼 수 있다.
매출 증대로 외형 성장 속에 적극적인 자금 회수 전략을 펼쳐 온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자금운용 전략은 유동성 축적으로 이어졌다. 호텔신라의 현금성자산은 9월 말 기준 3003억 원이다. 지난 2014년 1636억 원에 불과하던 현금성자산의 규모가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현금성자산 증가의 직접적인 원인은 영업활동에 따른 순익실현이다. 사채 발행 등 외부차입도 현금 증가를 거들었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대규모 투자 활동으로 적잖은 자금이 빠져나간 점을 생각하면, 매입채무 증대가 유동성 축적에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분석된다.
호텔신라는 지난 2014년과 2015년 유형 자산 취득과 종속기업 지분 취득 등의 투자활동으로 각각 1890억 원, 2686억 원의 자금을 지출했다. 대부분이 면세유통사업 확장 과정에서 투자가 일어났다. 반면 이 기간 동안 외부차입 등 재무활동으로 확보한 현금의 규모가 약 1900억 원에 불과하다.
시내면세점 추가 진출 등 영토 확장과 맞물려 호텔신라의 매입채무 증가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사장이 이끄는 호텔신라는 현대산업개발과 함께 설립한 HDC신라면세점을 통해 이달 예정된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 입찰을 검토 중이다. 면세점 초기 투자 비용 등을 감안할 때 추가로 특허권을 취득할 경우 재무부담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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