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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패션사업 매각, 6개 브랜드사 설득이 포인트 현대백화점 인수의지 돋보인 거래..CS 기여도 주목

한형주 기자/ 장지현 기자공개 2016-12-12 08:44:41

이 기사는 2016년 12월 09일 08: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네트웍스의 패션사업 매각은 매매가격만 놓고 볼 때 셀러에게 꽤 만족스런 거래였다는 인상을 준다. 반대로 인수자 현대백화점 입장에선 자체 패션 브랜드와의 통합 효과에 대해 그만큼 강한 자신감을 갖고 딜을 진행했다 볼 수 있다.

오히려 이번 거래가 성사되는 데 있어 가격 못지 않게 당사자들을 힘들게 한 것은 SK에 의류 브랜드 판권을 위임한 해외 업체들을 일일이 설득하는 일이었다는 전언이다.

SK네트웍스와 현대백화점그룹은 8일 SK 패션사업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백화점에선 패션 전문 계열사 한섬이 인수 주체로 나섰으며, 영업 양수도 금액은 3261억 원으로 결정됐다. 딜 클로징 예정 시점인 내년 2월 28일 전까지 2개월 여의 상세실사 과정을 통해 최종가액이 일부 조정될 여지는 있다.

하지만 SK네트웍스의 기존 목표가 패션부문을 3000억 원대에 파는 것이었다는 점에 비춰 셀러로서는 상당히 성공적인 딜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신세계그룹을 비롯해 현대백화점에 앞서 SK 패션사업 인수를 타진했던 전략적 투자자(SI) 대부분은 2000억 원 수준 이상의 값을 쳐주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가운데 평소 경영기조가 보수적이기로 정평이 난 현대백화점이 모처럼 통 큰 베팅으로 승부했다는 게 흥미로운 대목이다. 2012년 한섬 인수를 적극 추진한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SK 패션사업 인수 또한 직접 진두지휘해 가며 일반 경우보다 과감한 의사 결정을 가능케 했다는 후문이다. 시장에 알려진 것처럼 △한섬과 SK 패션부문을 합쳐 매출 1조 클럽에 가입 △이랜드·삼성물산 패션부문·LF와 더불어 업계 '빅4'로 도약하고 △경쟁자인 신세계인터내셔널과 함께 국내 양대 의류업체로 거듭나겠다는 청사진을 갖고 단행한 것이다.

일각에서 SK네트웍스가 보유한 주요 수입 브랜드의 판권계약 만료 문제가 매각에 변수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고 진단했지만, 현대백화점은 그런 이슈에 개의치 않고 인수 시너지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다소 비싸게 사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에 현대백화점이 "양 쪽 다 윈-윈한 거래"라고 주장하는 이유다.

무엇보다 이번 딜의 관건은 SK네트웍스가 판권을 보유한 외국 패션 브랜드 회사들의 승인을 얻어내는 것이었다는 게 거래 관계자 설명이다. 타미힐피거, DKNY, CK, 클럽모나코, 까날리, 아메리칸이글 등 6곳이 그 대상이다. 이들 기업으로부터 만장일치의 동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인수자와 매각자가 영업 양수도에 합의했어도 거래가 이뤄지기 어려운 구조였다. 이런 복잡하고 껄끄러운 요소로 인해 양자 간 프라이빗 딜(수의계약)이 시작된 시점부터 본계약 가시화에 이르기까지 반 년 가까이 소요해야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결과 딜이 잘 마무리되도록 조력자 임무를 완수한 크레디트스위스(CS)의 공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CS는 SK그룹이 패션사업 매각에 수 차례 실패한 뒤 맨데이트를 받고 새 주인을 찾는 데 기여했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평가를 받는다. 셀 사이드의 실력 있는 어드바이저임을 입증했다는 호평도 덤으로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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