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금원, 첫 민간 원장 배출할까 비관료 출신 지원 허용, 농식품모태펀드 고속 성장 영향
양정우 기자공개 2016-12-16 09:05:08
이 기사는 2016년 12월 14일 14: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이하 농금원)이 차기 원장 공개모집에 나서면서 설립 후 최초로 민간 출신 수장이 선출될지 주목된다.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기관인 농금원은 그동안 관료 출신을 원장으로 선임해왔다.14일 벤처캐피탈업계에 따르면 농금원의 원장추천위원회는 이날 차기 원장 후보자를 대상으로 면접 심사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 9일 지원서 접수를 마감한 후 전일까지 서류 심사를 진행해왔다.
농금원이 새로운 원장을 선출하기 위해 공개모집을 추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농식품부 출신의 고위 공무원(국장급 이상)이 농금원의 원장직을 역임해왔다. 하지만 이번 차기 원장부터는 민간 출신 경영자가 수장 자리에 오를 수 있게 됐다.
농금원측은 지원 요건을 제시하면서 민간 출신 인사가 원장 자리에 도전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놨다. △농업 정책 및 금융 분야에서 4년 이상 근무한 자로서 임원급(부장급 이상으로 5년 이상)의 경력이 있는 자 △농업 정책 및 금융 분야에서 2년 이상 근무(연구 포함)한 자로서 대학 부교수급 이상의 경력이 있는 자 등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농식품 섹터에서 상당한 업력을 쌓은 기업 임원이나 대학 교수가 차기 원장으로 뽑힐 수 있다.
이런 농금원 내부 방침의 변화는 무엇보다 농식품모태펀드의 고속 성장과 무관하지 않다. 농식품모태펀드의 운용 자산은 이제 8000억 원 규모를 넘보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운용 자산 1조 원 대를 바라보는 기관이라면 큰 그림을 구상해야 할 원장도 자본시장에 대한 전문적 소양을 갖출 필요가 있다.
농금원과 한국벤처투자 등 모태펀드 운용기관은 '정부-시장'을 이어주는 연결고리와 같다. 정부의 출자예산을 적재적소(운용사)에 배분하는 동시에 시장 동향과 흐름을 정책에 반영시켜야 한다. 정부 부처의 정책 목적이 '자본시장의 룰'에 따라 매끄럽게 달성되도록 측면 지원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일단 이번 공개모집에서는 농식품부 출신 인사가 차기 원장으로 유력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민간 출신 인사가 지원서를 제출했는지 여부가 불명확한 가운데 그동안 관료 출신 원장을 선출해왔던 관례를 한 번에 뒤바꾸기가 쉽지 않다는 관이 지배적이다.
농금원에 정통한 관계자는 "정부 기관으로서 농금원의 입지가 사실 농식품모태펀드 때문에 격상됐지만 다른 소관 업무의 무게감도 만만치 않다"며 "민간 인사가 원장 자리에 지원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놨지만 당분간 농식품부 고위직 출신이 기관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농금원은 농식품모태펀드를 운용하는 동시에 △농업재해보험사업관리(농업재해보험사업을 지도 및 감독해 농어업 경영 안정 도모) △농업정책자금관리(농업 정책 금융의 공정성 및 투명성 제고를 통한 농업인 편익 증진)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원장추천위원회는 이르면 올해 안에 차기 원장을 최종 선출한다는 방침이다. 후임 원장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부터 공식적으로 임기가 시작될 전망이다. 농금원 원장의 임기는 총 3년이며 한차례 연임이 가능하다.
올해 농금원은 농식품부와 해양수산부의 출자 예산을 토대로 총 1455억 원 규모의 신규 농식품펀드(자펀드)를 조성했다. 두 부처는 올해 예산을 포함해 총 3000억 원에 가까운 자금을 농식품모태펀드에 쏟아 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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