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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억 수출 계약' 삼천당제약, 실효성은? cGMP 인증 미해결·1000억 제품 공급 매출 사실상 無마진

이석준 기자공개 2016-12-16 08:20:22

이 기사는 2016년 12월 15일 13: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천당제약의 안과용 의약품 미국 수출 계약 규모에는 곳곳에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회사는 향후 제휴 과정이 원활할 경우 10년간 4000억 원 가량의 매출이 기대된다고 밝혔지만 미국 진출을 위한 cGMP 공장 인증 등이 미해결 숙제로 남아있어 변수가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1000억 원이 넘는 제품 공급 매출은 사실상 마진이 없을 것으로 보여 수익성 문제를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삼천당제약은 지난 14일 미국에 안과용 의약품 등 복제약(제네릭) 7개 품목의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국내 안과용 전문의약품이 미국에 수출된 것은 처음이다. 상대방은 미국 브레큰리지파마수티컬(BPI)사다.

이번 계약으로 삼천당제약은 계약금 78억 원과 마일스톤 완료 후 10년 간 판매 매출의 50%를 받게 된다. 회사는 오는 2020년부터 10년간 공급 및 판매 매출이 4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계약 내용을 꼼꼼히 뜯어보면 4000억 원이라는 숫자에 의문이 든다. 일단 공급 금액 1000억 원 정도를 빼면 판매 매출은 3000억 원 수준이 된다. 단순 계산으로 판매 매출은 10년에 3000억 원, 매년 300억 원이라는 뜻이다. 삼천당제약 몫은 해마다 300억 원(BPI도 300억 원 수령) 수준이다. 이 수치는 삼천당제약의 덩치(지난해 1321억 원)를 봤을 때 실적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금액이다.

관건은 이 금액을 고스란히 수령하느냐다. 하지만 삼천당제약은 현 시점에서 자체 생산 품목으로는 미국에 갈 수 없다. 미국 땅을 밟으려면 선진국형 품질기준(cGMP) 공장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아직 준비단계에 있기 때문이다.

cGMP는 미국, EU-GMP 획득은 유럽 진출을 위한 조건이다. 국내는 KGMP를 적용하고 있다. 쉽게 말해 글로벌에 의약품을 공급하려면 각 나라에 맞는 공장 인증을 받아야 한다는 소리다.

삼천당제약은 현재 화성(다회용)과 오송(일회용) 공장에서 안과용 의약품을 생산하고 있다. 오송은 디에이치피(DHP) 인수로 얻은 공장이다.

글로벌 인증은 화성 공장만 EU-GMP를 받은 상태다. 두 공장 모두 cGMP 인증은 받지 못했다. 오송은 EU-GMP 획득도 받지 못했다. 미국 진출 7개 품목 중 6개는 화성, 나머지는 오송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오는 2018년 상반기를 화성 공장 cGMP 인증 시점으로 보고 있다. EU-GMP도 선진 수준의 인증인 만큼 cGMP 획득에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 삼천당제약 관계자는 "현재 화성과 오송 공장 모두 유럽(EU-GMP)과 미국(cGMP)에 진출하기 위한 조건을 갖추기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만약 공급이 이뤄지는 2020년 전까지 cGMP 인증을 받지 못한다면 (cGMP 공장이 있는 곳에) 위탁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천당제약
<삼천당제약의 4000억 규모의 미국 수출은 조건부 계약이다>


제품 공급 매출도 잘 들여다봐야 한다. 회사가 공개한 예상 매출액은 10년간 1086억 원인데 마진이 크게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회사 관계자도 "위탁 생산 수준의 이익으로 사실상 제품 공급 마진은 없다고 보면 된다"며 "cGMP 인증을 못 받을 경우 (오히려) 위탁 수수료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인정했다.

결과적으로 계약금 78억 원을 제외하고 3900억 원 가량의 예상 매출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게다가 78억 원 중 70억 원 이상은 마일스톤이 완료되는 오는 2020년 초에나 지급받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제약업계는 불확실성 정보를 선공개하는 등 수출 계약 규모 허수 개선에 나서고 있다"라며 "삼천당제약은 조건부 계약이라는 명시를 했지만 약 4000억 원의 예상 매출액은 공장 인증 등의 중요 변수가 존재해 변수가 많다"고 꼬집었다. 이어 "자칫 투자자들에게 혼선을 줄 수 있는 공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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