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미국 금리인상, CB·EB 등 메자닌 확대 가속" 원준영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자본시장부 전무

이길용 기자공개 2016-12-16 17:23:52

이 기사는 2016년 12월 15일 16: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서 2017년 전환사채(CB)·교환사채(EB) 등 주식연계 상품이 인기를 끌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금리 인상이 현실화되면서 발행사들이 조달 비용을 낮출 수 있는 상품에 주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내년 조 단위 기업공개(IPO)가 다수 예정돼 있는 가운데 초과배정옵션 제도를 바꿔 IPO 시장의 선진화를 이뤄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원준영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자본시장부 전무
원준영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자본시장부 전무(사진)은 15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7 thebell Korea Capital Markets Outlook Forum'에서 미국 금리 인상과 관련된 주식자본시장(ECM)의 변화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원 전무는 "오늘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서 한국 발행사들의 채권 조달 비용이 급증할 것"이라며 "조달 비용을 낮출 수 있는 CB와 EB 등 주식 연계 상품에 발행사들이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아시아 시장에서는 주식연계 상품에 대한 수요가 상당했다. 신규 발행물이 부족해 초과수요가 발생하면서 수급 불균형이 초래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국의 주식연계 상품 비중이 2015년 56%에서 올해 63%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과 대만 등 중국계 물량을 포함하면 8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정반대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올해 해외에서 발행한 CB와 EB는 2건에 불과했다. GS건설이 발행한 1억 5000만 달러 규모의 전환사채, 카카오의 로엔 지분 교환사채 2300억 원이 전부였다.

원 전무는 2017년에는 주식연계 상품이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국채 5년물 금리가 최저점인 7월 대비 12월에 70bp 이상 벌어졌는데 1%대 금리를 생각하던 발행사들에게 70bp는 체감으로 느껴지는 상승 폭이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조달 비용 상승을 감안하면 발행사들이 충분히 CB·EB 등 주식연계 상품 발행을 고민해볼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원 전무는 "이슈어들의 펀딩 코스트가 올해까지는 상당히 저렴했는데 금리 인상이 현실화되면서 조달 비용 상승에 부담을 느끼는 곳들이 많을 것"이라며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은 채권뿐만 아니라 주식발행 시장에서도 상당히 경쟁력이 있는 만큼 내년에 주식 연계 상품 영업을 강화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내년 주식 발행 시장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공모 규모 1조 원 이상의 빅딜이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조 단위 IPO 딜은 호텔롯데, 넷마블게임즈, 이랜드리테일, 셀트리온헬스케어, 한국남동발전, 한국동서발전 등이다. 이들은 탄핵 이후 대선 등 정치적인 이슈가 해소되면 IPO 시장에 본격적으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 전무는 빅딜로 성황인 이 시점에 초과배정옵션의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혁을 주문했다. 원 전무는 "삼성바이오로직스나 호텔롯데 딜을 할 때도 해외 투자자들이 왜 초과배정옵션을 안하는지 물어볼 정도로 선진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는 일반적인 제도"라고 덧붙였다.

초과배정옵션은 IPO 대표 주관사가 공모주식 수량을 초과하여 주식을 배정할 수 있는 제도로 국내에 2002년 도입됐다. 하지만 증권사들이 이를 활용하지 않아 사실상 사문화된 제도다. 2007년 삼성카드 이후 해외 트렌치가 배정된 딜에서 초과배정옵션이 적용된 딜은 한 건도 없다.

국내에서는 공모주식 수량의 15% 이내에서 공모가로 상장일 30일 이내에 주관사가 초과배정옵션을 행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주가가 공모가를 상회할 경우 주관사는 발행사가 신주를 추가로 받아 투자자들에게 넘길 수 있다. 발행사는 공모 규모를 최대 15%까지 늘려 자금을 추가로 받을 수 있고 주관사는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신주 물량을 넘겨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 투자자는 주가가 오른 주식을 공모가에 추가로 확보해 기대 수익을 늘릴 수 있다.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에도 초과배정옵션은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주가가 공모가 이하의 흐름을 보인다면 발행사는 신주를 발행하지 않는다. 이 때 주관사는 주식을 매입해 주가 하방을 방어한다. 이럴 경우 발행사와 투자자는 주가 하락을 막을 수 있어 유용하고 주관사 입장에서는 공모가보다 저평가된 주식을 사들여 추가 수익을 노릴 수 있다. 올해처럼 IPO 기업 중 절반 가량이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하는 시장에서 필요한 제도라는 것이 원 전무의 생각이다.

다만 제도적 한계가 초과배정옵션 도입을 막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협히 증권 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을 보면 공모가 이하로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서는 공모가격의 90% 이상으로 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만약 주가가 공모가 대비 20% 하락하더라도 주관사는 공모가에서 10% 하락한 가격에 사야한다는 의미다. 10% 이상 주가가 빠지면 주관사가 나설 이유가 사라지는 셈이다. 주가 하락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증권사들이 초과배정옵션을 꺼린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원 전무는 "미국·일본 등 선진 금융시장에서 초과배정옵션에 가격 제한을 둔 나라는 찾아볼 수 없다"며 "금융감독원 등 금융 당국과 증권사들이 이 문제를 공론화해 초과배정옵션이 일반화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시장에서의 새로운 흐름에도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최근에는 다수의 투자자에게 지분을 매각하는 공모딜보다는 클럽딜 형태로 이뤄지는 것들이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포스코의 하나금융지주 매각과 SK텔레콤의 포스코 지분 매각에서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 모두 주관했는데 두 딜 모두 1~2곳의 투자자가 물량을 전량 인수하는 클럽딜로 이뤄졌다.

클럽딜 형태일 경우 공모 블록딜보다 이점이 많다는 것이 원 전무의 주장이다. 공모 블록딜의 경우 투자자들이 물량은 인수한 다음날 파는 경우들이 많고 시장에 정보가 공개돼 할인율을 높게 적용할 수밖에 없다. 클럽딜로 이뤄질 경우 보안이 유지되고 할인율을 1% 수준으로만 적용을 해도 인수 기관이 기꺼이 물량을 받아가기 때문에 매각 주체의 입장에서 이익이 된다는 입장이다.

원 전무는 "최근 이뤄진 블록딜 중에서 클럽딜에 대한 발행사의 만족도가 상당하다"며 "지분을 매각할 때 클럽딜이 가능한지 여부를 고려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