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12월 16일 16: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이하 공자위)가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와 우리은행 간 경영정상화이행약정(MOU) 해제 안건을 의결했다. 이로써 우리은행은 16년 만에 경영 자율성을 회복할 수 있게 됐다.

공자위 관계자는 16일 오전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금 공자위에서 우리은행과 예보 간 MOU 해제 안건을 논의하고 있다"며 "MOU 해제에 대해선 이견이 없는 상황이며 늦어도 오후 중엔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후 3시 현재 공자위는 예보-우리은행 간 MOU 해지 안건 결의를 마무리 지은 상황이다.

이날 공자위가 예보-우리은행 간 MOU해지를 결의하면서 우리은행은 16년 만에 경영 자율성를 회복할 수 있게 됐다. 우리은행은 한빛은행 시절이던 지난 2000년 12월 30일 예보로부터 총 4조 6420억 원의 공적자금을 지원받으면서 경영 정상화 이행을 목적으로 한 MOU를 체결한 바 있다.

MOU는 경영정상화계획이행약정서, 경영정상화계획, 필수이행사항, 정상화계획이행각서, 노사합의서 등 총 5건의 문서로 구성돼있다. 예보는 그간 MOU를 통해 우리은행의 경영계획, 임금체계, 노사관계, 사외이사 선임 등 모든 부분을 지시·감독해왔다.

일례로 경영정상화계획의 경우, 예보는 매년 우리은행에게 경영정상화계획 목표치를 제시한다. 올해 MOU에 따른 우리은행의 경영정상화계획 목표치는 BIS자기자본비율 10.0%, ROA 0.29%, ROE 3.8%, 순고정이하여신비율 1.1% 달성이었다. 자산구조 개선을 통해 건전성을 강화한다든지 조직 및 인력·경비관리의 효율화를 달성하라는 목표도 주어졌다.

우리은행이 경영정상화계획을 수정하고자 하는 경우엔 즉시 예보에 사정변경을 요청해야 하며 예보가 이를 승인해야만 계획 수정이 가능하다. 우리은행이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예보는 우리은행 임원 또는 직원에 대해 최대 해임까지를 요구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또한 MOU를 통해 인력 및 조직운영의 축소, 영업 정지 및 양도, 보유자산의 처분이나 자본 감소 등의 권한까지 예보에 위임해왔다.

MOU에 명시돼있는 MOU 해지 요건은 예보가 우리은행에서 제1대주주로서의 지위를 상실하는 시점이다. 과점주주들에 대한 지분매각 종결을 마친 현재 예보가 보유하고 있는 우리은행 지분은 21.37% 수준이다. 이번 민영화 과정에서 우리은행에 새로 투입된 7개 과점주주군이 총 29.7%의 우리은행 지분을 취득하면서 공자위는 과점주주를 제1대주주로 간주키로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 매각과정의 종착점인 MOU까지 해지됨에 따라 16년만에 실질적인 민영화가 이루어지게 됐다"며 "민영화가 성공될 수 있도록 열정을 다해준 금융위 및 공자위, 예보 관계자들께 임직원 모두 감사의 마음을 갖고 있으며, 새롭게 도입되는 지배구조체제를 성공적으로 정착시켜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적인 수준의 은행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임직원 모두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날 MOU는 해지되지만 우리은행과 예보는 또 다른 협약서를 조만간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민영화 이후에도 예금보험공사 잔여지분을 관리하기 위해 우리은행에 파견되는 예보 출신 비상임이사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함이다. 공자위 관계자는 "비상임이사를 유지하는 것에 대한 내용만 들어가는, 아주 약한 수준의 협약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예금보험공사가 우리은행과 새롭게 체결하게 되는 협약서가 해지되는 때는 예금보험공사의 우리은행 지분율이 10%대 미만으로 떨어지는 시점이 될 전망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예금보험공사와 과점주주들이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던 지난 1일 "예보 지분율이 10% 미만으로 하락하게 된다면 비상임이사 제도도 없앨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