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통' 한미약품, 위기대처 능력 시험대 [다사다藥 2016]올무티닙 등 기술수출 3종 임상 난항…공정 최적화 등 숙제
이석준 기자공개 2016-12-28 10:03:17
이 기사는 2016년 12월 27일 11: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약품이 성장통을 앓고 있다. 지난해 기술 수출한 신약후보물질 중 절반가량(7개 중 3개)이 파트너사의 개발 중단, 임상 지연 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신약 개발 과정에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한미약품 의존도가 높은 국내 제약산업에는 체감 충격파가 컸다. 일각에서는 제약바이오 산업 거품이 빠졌다는 분석도 나왔다.한미약품의 올 상반기는 순탄했다. 기술수출계약이 대부분 지난해 하반기에 몰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진행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없었던 시기였는지도 모른다.
지난 9월 29일 발생한 올무티닙 사태는 한미약품에 찾아온 첫 번째 위기다. 글로벌 임상 파트너사 베링거인겔하임은 이날 시장 상황 등으로 고려해 개발 중단을 선언했다.
전조는 두 달 전부터 곳곳에서 감지됐다. 양사는 지난 7월 말 경쟁약 타그리소의 임상 3상 결과 발표를 접한 후 올무티닙 시장성과 관련해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비슷한 시기에 일부 해외 학회에서 올무티닙 임상 스터디 발표가 취소되는 등 움직임도 있었다.
불과 한 달 뒤인 지난 10월 28일 한미약품은 임상 지연 소식을 알렸다. 그리도 또 한 달 가량이 지난 12월 8일 임상 유예 상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모두 한미약품 핵심 기술인 랩스커버리(프로젝트명 퀀텀프로젝트)가 적용된 약물로 공개적인 원인은 임상 시약 지연이다. 각각 사노피(에페글레나타이드)와 얀센(JNJ-64565111)에 라이선스 아웃된 신약 후보물질이다.
위기는 한꺼번에 찾아왔다. 하지만 시각을 달리하면 신약 개발 과정에서 올 수 있는 흔한 위기였다. 각종 통계에 따르면, 신약 탄생 성공률은 10% 안팎에 불과하다.
과제는 위기대처능력이다. 한미약품은 올무티닙의 경우 특정 국가에서 개발을 이어간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은 올무티닙 환자군의 50% 안팎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놓칠 수 없는 시장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개발사 동향도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베링거인겔하임의 올무티닙 개발 중단 이면에는 경쟁 약물이 영향을 크게 미친 것으로 알려진 만큼 타사의 작은 움직임도 놓쳐서는 안 된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중국 제약사 아이센제약도 올무티닙과 같은 기전의 폐암약(AC0010)에 대해 중국 2상과 3상 임상 승인받았다. 중국 진출을 노리는 한미약품에는 불편한 존재다.
임상 진행 과정에서 'Go or Stop'은 회사 사운을 결정할 수 있다. 올바른 선택이 불필요한 투자 자금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약을 개발했지만 시장 경쟁(개발 속도 등)에서 밀려 사장된 약은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노피와 얀센에 기술 수출된 물질의 빠른 임상 속개도 최대 숙제 중 하나다. 한미약품은 BMS,베링거인겔하임에서 경험을 쌓은 전문가 센터장을 초빙하는 등 문제 해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임상 재개가 점쳐진다.
한미약품은 위기에 처했지만 국내 제약산업은 큰 교훈을 얻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한미약품 기술 수출 이후 장밋빛으로만 물들었던 제약바이오산업에 재평가가 이뤄졌고 이를 통해 올바른 인식이 심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신약 개발 어려움과 긴 호흡이 필요한 제약산업의 특징을 재 상기시킨 점은 한미약품이 기여한 성과로 인정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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