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12월 30일 08시0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업권별로 기대되는 역할은 각각 따로 있다. 은행은 안정, 보험은 위험관리, 증권은 고수익이다. 그런데 유독 퇴직연금 시장에서는 이 간단한 공식이 통하지 않고 있다.각 금융사들의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 수익률은 연 1~2%에 불과하다. 고수익을 추구하는 증권사들의 사정은 좀 나을까 싶지만, 성적표는 대동소이하다.
은행이나 보험사들은 자산을 지키는데 초점을 맞추고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제시했기 때문이라는 변명을 내놓을 수 있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업의 본질상 그러한 변명도 통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증권사들이 태만했던 걸까.
이에 대해 한 증권사 퇴직연금 담당 임원은 "퇴직연금 시장은 자산관리 자체가 불가능한 시장이다"며 "구조적으로 고수익을 낼 수 없다"고 토로했다.
노후재원인 '연금'이라는 특성에 발목이 잡혀 투자할 수 있는 상품에 제한이 있다는 점 외에도 투자자들의 무관심 속 적립금 대부분이 방치 돼 있기 때문이다.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 중 93%가 예·적금 등 원리금보장상품에 투자 돼 있을 정도다.
이러한 상황이 벌써 11년째 지속되고 있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자산관리 및 고수익을 무기로 퇴직연금 시장에 나온 증권사들은 애가 탄다. 자신들의 주특기를 발휘할 무대가 좀체 펼쳐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ELS 건전화 대책 등 각종 규제가 덧칠해지면서 운용 제한만 더 확대되고 있다. 임시방편으로 퇴직연금 적립금을 대신 운용해주는 일임상품 출시라도 허용해 달라고 수년째 요구하고 있지만 당국은 이를 묵살하고 있다.
이렇다 할 무기 없이 증권사들은 대형사업자인 시중은행들과 경쟁하고 있다. 당연히 이길 수 없는 전쟁을 치루는 셈이다. 성장이 어려우니 역마진 구조에서도 벗어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증권사들은 퇴직연금 사업에서 아예 발을 빼야 한다는 위기의식까지 갖고있다.
각 금융업권이 가지고 있는 각자의 역량을 제대로 펼칠 수 있는 장이 열려야 금융산업이 발전하고 국민들의 재산도 안정적으로 증식될 수 있다. 균형을 이루지 못하는 시장은 붕괴된다.
증권사들의 위기의식이 아니더라도 이렇게 불균형한 시장은 건전하게 성장하기 어렵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들이 뒤집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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