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간 늘린' 한화토탈, 재무개선 보다 '배당' [Company Watch]연말 현금 9000억 전망, 빚 안갚고 합작사 등 배당 재원 활용
김장환 기자공개 2017-01-09 08:16:22
이 기사는 2017년 01월 06일 14: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토탈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반으로 '곳간'을 가득 채웠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현금성자산이 창사 이래 최다 수준까지 올라섰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를 활용한 공격적 재무구조 개선 전략은 올해 역시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한화토탈의 지난해 3분기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9월 말 연결기준 현금성자산이 6572억 원에 달했다. 전년 말 대비 9개월 만에 3681억 원 넘게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해 들어 3분기까지 7934억 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기록하며 현금흐름이 크게 개선된 덕분에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된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연말에는 현금성자산이 8000억~9000억 원대에 육박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화토탈은 지난해 4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기록하며 연간 순이익만 1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2003년 창립 이래 최대 실적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재무구조 개선은 이번에도 더디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안정적 실적을 거둘 때마다 대규모 배당금을 책정하면서 현금을 외부로 돌리는 일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매 분기마다 늘어난 현금성자산을 지난해 쌓아 놓기만 한 것도 이를 위한 목적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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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토탈은 실제 그동안 보여준 수익성에 걸맞은 재무구조를 갖추지 못했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기본적으로 차입금이 과도하게 많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지목된다. 대규모 현금이 유입돼도 이를 차입금 상환 등 재무구조 개선 용도로 적극 활용하지 않은 탓이다.
한화토탈은 지난해 9월 말 연결기준 2조 363억 원에 달하는 총 차입금을 보유하고 있다. 장기차입 비중(64.9%)이 보다 높지만, 단기차입금도 7135억 원에 육박한다. 아울러 총 차입금이 2조 9537억 원에 달했던 2014년 말 보다는 크게 개선된 수준이지만 여전히 적은 금액은 아니다.
2015년 말과 비교해보면 지난 9개월 동안 총 차입금 감소폭은 1369억 원 남짓에 불과하다. 이 기간 대규모 수익을 올리면서 현금성자산만 3681억 원 가량 늘었다는 점과 크게 대조적이다. 현금만 쌓고 정작 차입금 상환은 게을리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차입금의존도 역시 여전히 다소 높은 비중을 보이고 있다. 한화토탈은 지난해 9월 말 연결기준 6조 3442억 원대 자산총계를 보유해 차입금의존도가 32.1%로 나타났다. 전년 말 대비 3.72%포인트 줄어든 수준이다. 동종업종인 롯데케미칼은 같은 기간 22.82%대 차입금의존도를 보였다.
재무지표에서 그나마 크게 개선됐다고 보이는 부분은 부채비율 정도다. 지난해 9월 말 연결기준 한화토탈의 부채총계는 2조 9228억 원, 자본총계는 3조 4214억 원으로 85.43%대 부채비율을 나타냈다. 전년 말 101.01% 보다 크게 낮아진 수치다. 다만 이 역시 동종업체인 롯데케미칼(68%)과 비교해보면 여전히 미흡하다.
한화토탈의 재무구조 개선세가 수익성 확대 추세에 비해 미진한 이유는 배당에 치중한 재무전략을 그동안 지속해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는 한화토탈 재무전략에 지분 50%를 들고 있는 공동 투자사 토탈홀딩스(Total Holdings U.K. Limited)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토탈홀딩스는 30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배당 소득만으로 수익을 내는 프랑스 토탈그룹의 중간지주사다. 삼성그룹과 합작으로 2003년 설립된 한화토탈은 이후 재무최고책임자(CFO) 자리를 토탈그룹 쪽 인사가 꾸준히 맡아왔다. 현재 CFO는 제임스 들레스 전무다.
한화토탈이 지난해 안정적 수익 흐름에도 불구하고 차입금 상환 등 재무구조 개선에 이를 활용하지 않고 현금만으로 고스란히 쌓아둔 것도 결국 대규모 배당금을 지급하기 위한 목적으로 읽힌다.
한화토탈은 2014년 실적(순이익 5157억 원)을 기반으로 지난해 초 4341억 원에 달하는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배당성향은 84.2%에 달한다. 지난해 예상 순이익(약 1조 원)에 이를 그대로 적용하면 예상 배당금만 8400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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