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퇴사 임원들, 서울제약 간 이유 김정호 사장 이직후 10여명 줄줄이 이동, 직무급제 도입 등 영향 '분석'
이석준 기자공개 2017-01-11 08:20:29
이 기사는 2017년 01월 10일 11: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웅제약에서 최근 퇴사한 임원들 다수가 서울제약으로 옮겨가고 있다. 매출 규모로만 따지면 대웅제약의 8분의 1 수준(지난해 3분기말 기준)에 불과한 서울제약이지만 이들은 약속이나 한듯 새 둥지를 틀고 있다. 서울제약 현 대표이사 사장이 대웅제약 출신이라는 점이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1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제약은 김정호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해 최근 영입한 박종전 부회장까지 최근 1년새 대웅제약 출신 임원이 10명 가까이 늘었다. 특정 상위제약사 임원들이 짧은 시기에 중견제약사로 대거 이동했다는 점은 이례적이다.
시작은 김 사장이다. 지난해 10월 그가 영입된 이후 대웅제약 출신 박종전 부회장(R&D 부문), 박재홍 부사장과 안상순 상무(관리부문), 이진호 부사장(생산 부문), 이도영, 홍찬호, 황수헌 이사(영업 및 마케팅 부문) 등이 영입됐다. 주요 부문을 모두 대웅제약 출신이 담당하는 셈이다.
이들의 이직 배경에는 대웅제약 직무급제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웅제약은 연차와 무관하게 개인 역량에 따른 역할을 부여하고 직무 능력에 맞춰 대우하는 직무급제를 도입하고 있다. 본부장-팀장-팀원으로 이어지는 구조인데 실행 이후 40대 본부장 등 파격 인사가 이뤄지면서 기존 인물들이 설 자리가 좁아졌다는 것이 업계 정설이다. 이외 법무팀장, 홍보팀장 등도 대웅제약을 떠난 상태다.
대웅제약 정책 기조는 2015년 인수한 자회사 한올바이오파마에게도 그대로 전파됐다. 대웅제약에서 한올바이오파마로 건너간 임원 중 2~3명 빼고는 현재 모두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성과 위주의 직무급제는 젊은 축에는 기회가 될 수 있지만 부장급 이상에서는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제약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는 견해도 있다. 서울제약은 스마트필름(Smartfilm) 특허기술을 기반으로 독자적 구강붕해필름(ODF) 연구개발 기술을 보유한 중견제약사다. 2012년 한국화이자와 바이그라 필름 제형 공급 계약을 체결해 이름을 알렸다. 이후 산도스(노바티스 제네릭 사업부) 등 작지만 의미있는 해외 수출을 꾸준히 이뤄내고 있다.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오송생명과학단지에 ODF 대단위 제형을 생산할 수 있는 cGMP급 생산시설 구축도 완료했다. 본격적인 생산에 진입하면 확실한 수익원이 생길 수 있다. 수익성 강호를 위한 전담 영업대행(CSO) 체제도 추진하고 있다.
다만 내수 실적은 신통치 못하다. 기술력에 비해 영업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면서 리딩 품목이 연간 30억 원을 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320억 원으로 전년동기(324억 원)와 비교해 별반 차이가 없다. 서울제약이 영업력 및 마케팅의 달인 대웅제약 출신들을 대거 영입한 이유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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