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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삼성]전장·물류사업 확대 '올스톱' 위기하만 인수 목전 '평판' 논란, 승계 염두 분할 계획 차질 불가피

장소희 기자공개 2017-01-16 16:13:30

이 기사는 2017년 01월 16일 15: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특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삼성그룹의 전장사업과 물류사업 확장에도 비상이 걸렸다. 전장사업 확대를 위해 추진 중인 하만(Harman) 인수의 경우 현재 진행 중인 주주소송 외에도 기업결합심사 승인을 낙관할 수 없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또한 삼성SDS의 물류사업을 분할해 키우겠다는 구상도 불투명해졌다. 물류사업 분할은 삼성물산 합병과 함께 그룹 지배구조 재편의 일환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 추진 동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커졌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16일 이 부회장에게 뇌물공여와 국회에서의 위증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가 달려있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놓고 정부의 지원을 받는 대가로 최순실 씨 측에 금전을 지원한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부회장에 구속영장이 청구되면서 삼성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사업에도 제동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올해 3분기 마무리하려던 세계 1위 전장기업 하만 인수 건이나 삼성SDS의 물류사업 분할 등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만 인수의 경우 삼성그룹이 무려 10조 원에 가까운 거금을 들여 추진하는 중점사업이라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하만 인수를 결정하고, 이달 초 열렸던 미국 라스베이거스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2017'에서도 협업 방안을 논의했다.

다만 하만의 주주들이 인수·합병(M&A)에 반대하는 집단 소송을 내며 일부 잡음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법조계에서는 이 같은 집단 소송은 미국 M&A시장에선 흔히 일어나는 '통과의례' 정도로 여기는 분위기지만, 이번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발부가 새로운 빌미가 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하만의 주주들은 13일 미국 델라웨어주 형평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현재로선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발부가 하만 인수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삼성그룹의 도덕성 이슈가 부각되는 것 자체가 글로벌 시장 평판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같은 맥락에서 삼성그룹이 올해 추진할 것으로 관측되는 삼성SDS의 물류사업 분할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삼성그룹은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삼성SDS의 물류사업 분할을 추진한다고 밝혔지만, 이면에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건과 마찬가지로 그룹 지배구조를 재편하기 위한 포석도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그룹이 삼성SDS의 캐시카우인 물류사업을 인적분할 한 후 중장기적으로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삼성물산과 합병해 기업가치 상승효과를 꾀할 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미 삼성SDS는 지난해부터 물류사업 분할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해외법인 구조 개편을 진행해왔고 물류사업을 진행하는 5개 해외법인 중 인도법인을 제외하고 모두 작업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이번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발부로 삼성그룹의 후계구도 정립에 또 다시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이번 영장 발부가 승계 관련 이슈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다는 사실에 비춰볼 때 계획대로 물류사업 분할을 추진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영장 발부 이후 수사가 어떤 형국으로 흘러갈지 여부와 관계없이 삼성그룹이 총수의 승계 관련 작업들을 지금처럼 속도감 있게 진행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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