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삼성]이재용 구속영장, '충격' 속 실질심사 대응 '총력'뇌물공여·횡령·위증 혐의… 삼성 '대가성 부인' 치열한 법리공방 예고
정호창 기자공개 2017-01-16 16:13:22
이 기사는 2017년 01월 16일 14: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순실 국정논단 의혹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삼성그룹은 총수의 구속 위기라는 초유의 사태를 피하기 위해 대내외 법무 역량을 총동원해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이 부회장의 구속 수사를 막기 위해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 사활을 걸고 임할 방침이라 향후 치열한 법리 공방이 펼쳐질 전망이다.16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은 이날 법원에 이 부회장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적용 혐의는 뇌물공여와 특가법상 횡령, 위증 등이다. 특검은 삼성그룹이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과 최순실·정유라 모녀 승마훈련 지원비 등으로 총 430억 원의 자금을 '뇌물'로 제공했으며, 이 부회장이 이 같은 자금 지원을 사실상 지시한 것으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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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실질심사에선 이 같은 사실 관계에 대한 소명과 함께, 이 부회장의 구속수사 부당성에 대한 소명도 적극적으로 개진될 전망이다. 이 부회장이 받고 있는 혐의 일부에 대해 유죄 가능성에 대한 다툼의 여지가 일부 있다고 해도, 도주와 증거인멸 우려가 없고 글로벌 기업인 삼성그룹의 경영과 국내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 등을 감안해 불구속 수사가 합당하다는 주장이다.
우리 헌법에 '무죄 추정의 원칙'이 명시돼 있고, 형사사건에서 불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피의자의 인권을 보호하도록 돼 있는 점을 삼성그룹과 이 부회장 변호인단이 적극 파고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이 구속영장을 청구함에 따라 사법부는 어려운 공을 넘겨받고 딜레마에 빠지게 됐다. 이 부회장에 대한 혐의 사실이 박 대통령 탄핵과 연결된 만큼 국민적 관심사가 높아 영장 발부에 대해 어려운 판단을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영장을 발부할 경우 혐의 내용 및 구속 정당성에 대한 법조계와 재계의 비판, 경제의 부정적 영향 등에 대한 우려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기각될 경우 특검 수사가 큰 벽에 부딪쳐 우려가 적지 않다.
이 부회장에 대한 영장이 발부될 경우 삼성그룹 총수로선 첫 구속되는 사례가 된다. 삼성그룹 총수 일가 중 고 이병철 회장의 차남인 고 이창희 전 새한미디어 회장이 과거 삼성그룹의 사카린 밀수 사건으로 구속된 사례가 있으나, 그룹 경영을 맡고 있는 총수가 영어생활에 들어간 적은 없다. 이 부회장의 부친인 이건희 회장도 과거 검찰과 특검의 수사를 받은 적은 있으나 모두 불구속 수사를 받았다.
이 부회장이 구속될 경우 글로벌 기업인 삼성그룹은 사상 초유의 경영공백상태에 빠질 전망이다. 각 계열사들의 일상적인 경영은 이사회를 중심으로 진행될 수 있으나, 복수의 계열사가 관련돼 조율과 결단이 필요한 사안이나 대규모 인수합병(M&A)의 경우 의사결정을 책임질 수 있는 총수 외에는 빠르고 신속한 판단을 내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최근까지 총수 부재로 인해 그룹 차원의 경영전략 추진과 성장 동력 마련에 어려움을 겪어 기업 경쟁력 하락 상황을 경험했던 SK·CJ그룹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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