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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브레인' 맡은 조현상, 경영전략 향방은 맏형 이어 전략본부장 부임…내실다지기·승계 올인 전망

김장환 기자공개 2017-01-19 08:34:05

이 기사는 2017년 01월 18일 16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효성그룹이 최근 단행한 정기 임원인사는 조현준 사장을 회장 자리에 앉힌 것 외에도 눈에 띄는 변화가 있었다. 동생 조현상 사장에게 전략본부장 자리를 전담시킨 일이다. 조 회장이 효성의 새로운 '얼굴'이 됐다면, 조 사장은 그룹의 '브레인' 역할을 맡게 됐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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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효성 회장(왼쪽)과 조현상 전략본부장(사장)

이전까지 전략본부장을 겸직했던 조 회장은 이번 인사를 거쳐 그 자리를 동생 조 사장에게 완전히 넘겼다. 조 사장은 앞서 산업자재 PG장 등을 맡으며 전략본부 임원을 겸임하고 있었다.

효성그룹 전략본부의 수장 교체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그룹의 굵직한 현안들을 모두 관리하는 컨트롤타워 관리인이 바뀌었다는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효성그룹 전략본부는 삼성그룹으로 따지면 옛 구조조정본부 같은 곳이다. 1997년경 조직개편과 함께 탄생한 이후 그룹의 굵직한 현안들을 직접 구상하고 관리하는 핵심 부문으로 자리를 지켜왔다. 조 회장과 조 사장이 그룹에서 첫걸음을 뗀 곳도 전략본부였다. 그룹 전체의 경영사정을 가장 빠르고 손쉽게 파악할 수 있는 곳이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효성그룹 내부사정에 정통한 인사들은 조 회장은 '통큰' 성격이라면 조 사장은 '세심'한 편이라고 하나 같이 말한다. 조 회장이 그동안 보여준 경영 성과는 인수·합병(M&A) 등 그룹의 외형 확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조 사장은 전통사업 기반을 보다 굳건히 다지는데 주력해왔다고 한다.

이를 토대로 보면 효성그룹의 향후 경영전략은 '내실 다지기'에 방점을 찍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조 사장이 전략본부장 자리를 맡은 만큼 외형 확장보다는 기존 사업들에서 이익을 최대한 뽑아내는 방안에 주력하게 될 것이란 평가다.

물론 그룹 최고위직 자리가 조 회장에게 돌아간 만큼 전략본부의 그룹 경영전략 결정에도 조 사장의 독자적인 판단만 작용할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효성그룹이 처해 있는 현실을 봤을 때도 전반적인 경영전략에는 당분간 조 사장의 세심한 성향이 보다 필요한 시점이란 평가가 많다. 조세포탈 등 혐의로 시작된 조석래 회장 등 총수일가의 재판이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 조 사장에게 전략본부장 자리를 맡긴 것도 이 같은 그룹의 현실을 어느 정도 고려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조 회장과 조 사장 등 자제들에 대한 완벽한 승계 작업이 아직까지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점도 효성그룹 총수일가들이 전략본부를 중심으로 하루 빨리 풀어야 할 과제다. 과거 경영권 분쟁으로 차남 조현문 변호사가 2013년 ㈜효성 주식을 모두 팔고 떠나면서, 조 회장과 조 사장 등 총수일가는 약화된 지배력 보강을 위해 지분 늘리기에만 급급했다.

조 회장 등 총수일가는 ㈜효성 주식을 지속해 사들여 지분율을 도합 37%대까지 올리는데는 성공했지만, 아직까지 개개인이 들고 있는 지분은 미흡하다. 관건은 조석래 회장이 들고 있는 주식(356만 2947주, 10.15%)을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주느냐다. ㈜효성은 현재 조 회장이 13.84%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뒤를 이어 조 사장이 12.21%대 지분을 들고 있다.

아울러 수년간 지속돼왔던 계열분리 절차도 마침내 본격화될 지 주목받는 부분이다. 창업주였던 故 조홍제 회장은 장남 조석래 회장에게 효성, 차남과 삼남인 조양래 회장과 조옥래 회장에게 각각 한국타이어와 대전피혁을 맡기며 경영권 승계를 완료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볼 때 효성그룹 역시 조 회장과 조 사장 둘에게 계열을 분리해 나눠주는 방식의 가업 승계를 시도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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