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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롯데 비전 [thebell note]

장지현 기자공개 2017-01-20 08:19:05

이 기사는 2017년 01월 19일 09: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텔롯데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뉴욕에 L7호텔을 세우기 위해 현지 관계자들과 협의를 진행해 왔다. 수개월 협상을 이어갔지만 신동빈 회장의 형사 재판 일정과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으로 현재는 사업 자체가 좌초 위기에 놓여있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세계 최대 규모 방향족 공장을 보유한 싱가포르 주롱아로마틱스(JAC) 매각 입찰에 뛰어들며 공격 경영에 시동을 걸고 있다. 하지만 업계 내에선 롯데케미칼이 JAC인수를 위해 소위 '지르지 못할 것'이란 말이 나온다. 이런 말이 나오는 배경은 L7호텔 건립 계획에 제동이 걸린 이유와 같다.

지난 2년 동안 롯데그룹은 형제간 경영권 분쟁을 시작으로 비자금 조성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 최순실 게이트 등 각종 사건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이미 호텔롯데 상장은 물 건너 갔고, 미국 화학업체 액시올 인수도 포기했다. 롯데가 포기한 것들은 언론에 알려진 것보다 알려지지 않은 것이 더 많다. 많은 사업 기회들을 놓친 것은 안타깝지만 그룹 내에선 사업을 확대하는 것보다는 사회적 의견을 수렴해 각 사태 수습에 집중하겠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하지만 더 이상은 좋은 사업기회들을 속수무책 놓쳐선 안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미 롯데그룹은 2020년까지 매출 200조 원을 달성하고 아시아 톱10그룹으로 도전하겠다는 비전을 거둬들였다. 글로벌 유통업체들은 새로운 형태의 온오프라인 유통 매장을 선보이며 롯데그룹과의 격차를 벌려 나가고 있다.

이러는 사이 롯데그룹 10만 직원들의 안위는 흔들리고 있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재승인 실패 사례에서 보았듯 사업장 한 곳이 날아가면 1300명의 직원 일자리가 날아간다. 사업 경쟁력을 제고할 기회를 잃고 있는 롯데에서 더 많은 일이 벌어지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 물론 법을 어겼으면 이에 응당한 처벌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오너와 일부 경영진의 범죄혐의는 아직 최종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 가령 사실로 판단된다 하더라도 정부나 사회가 법적 처벌 외의 압박을 가해 롯데그룹의 사업에까지 영향을 끼쳐선 안된다. 이는 수십만명의 직원과 그 가족들의 생존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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