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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매트릭스 조직 부활, 하나금융의 묘수? 증자 어려운 하나금투에 은행 실탄 장착…매트릭스 조직확대 가능성 낮아

이승우 기자공개 2017-01-25 15:31:03

이 기사는 2017년 01월 20일 15: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그룹이 조직개편을 통해 매트릭스 조직을 부활시켰다. IB 부문에 국한된 매트릭스 조직의 부활이지만 외환은행 인수를 완전히 마무리짓고 새로운 조직 체계를 시험하게 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

하나금융그룹이 거부감을 가졌던 매트릭스 조직을 스스로 부활시킨 이유는 무엇일까. 하나금융그룹 안팎에서는 실익을 꼼꼼히 따진 묘수로 평가하고 있다.

◇은행·증권 IB 겸직 노림수는

박승길
박승길 하나금융투자 IB그룹 대표·KEB하나은행 IB사업단장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2일 박승길 KEB하나은행 IB사업단장을 하나금융투자 IB그룹장으로 겸직 발령했다. 박 본부장은 지난 1985년 외환은행에 입사한 이후 31년 동안 줄곧 은행 업무만 해왔다. 외환은행에서 국제기획부와 투자금융부 PF 팀장을 거쳐 투자금융부 총괄부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에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통합해 공식적으로 출범한 KEB하나은행의 IB 초대 본부장이 됐다.

흐지부지됐던 매트릭스 조직을 다시 부활시키면서까지 정통 은행맨에게 증권사 IB 그룹을 맡긴 것이다. 비즈니스유닛(BU)이라는 개념으로 운영되던 하나금융 매트릭스 조직은 김정태 회장 취임 이후 사실상 폐기된 시스템이었다. 매트릭스 조직은 그만큼 절실한 요구가 있었기 때문에 부활했다는 뜻이다.

우선 은행과 증권의 결합인 CIB에 대한 시너지를 구체화하고 실체화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은행에 비해 규모가 작은 증권의 경쟁력을 은행이 보완해주는 형태가 된 것이다. 예를 들면 하나금융투자가 IB 딜에 참가할 경우 실탄이 부족하면 KEB하나은행이 공동으로 참가할 수 있는 길이 생기는 것이다. KEB하나은행은 증권의 IB 경쟁력으로 자산관리 사업을 위한 금융상품을 발굴할 수 있는 것이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IB 부문 겸직은 계열사 간 사업기회를 공유하고 시너지를 강화하려는 목적"이라며 "특히 투자 여력이 중요해진 IB시장에서 은행 북(book)을 활용해 하나금융투자의 부족한 자본을 뛰어넘는 효과를 노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6월말 현재 하나금융투자의 자기자본은 1조8000억 원으로 기본적인 정부 혜택의 기준선인 3조 원에 턱없이 모자라다.

◇임시방편이냐, 매트릭스 확대냐

IB 부문 겸직은 결과적으로 하나금융 그룹 차원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방편인 셈이다. 외환은행 인수 당시 자금 소요가 많았던 하나금융지주가 하나금융투자에 대한 대규모 증자를 하기 힘든 상황에서 나온 미봉책일 수 있다는 뜻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중레버리지 문제 등 외환은행 인수 이후 하나금융지주의 증자 여력이 사실상 없다"며 "하나금융투자에 대한 증자 대신 은행의 힘을 빌린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 얘기는 하나금융투자가 덩치를 키울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될 경우 다시 은행과의 절연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이 경우 매트릭스 조직을 더 확대할 가능성이 낮아지는 것이다. 안팎에서 요구가 강했던 WM 조직의 매트릭스 조직 부활 카드를 꺼내지 않는 점이 이같은 논리를 뒷받침하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IB 부문은 수장의 겸직을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 WM 부문은 클러스터라는 공동채널을 통한 시너지를 당분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타 금융그룹의 WM 매트릭스에 대해 스터디를 해 본 결과 실익 측면에서 유리하지 않은 것 같다"며 매트릭스 조직 확대에 대해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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