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1월 24일 16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 투자자(SI)를 사로잡지 못한 포스크리에이티브파티(4th Creative Party, 이하 포스)가 투자 기준으로 제시한 벨류에이션(기업 가치)은 얼마였을까. 포스는 1년여 가까이 투자 유치 작업에 사활을 걸어왔었다.

24일 벤처캐피탈업계에 따르면 중국 투자자는 벨류에이션 700억 원 수준에서 포스에 대한 투자를 검토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거래의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중국측 전략적 투자자는 700억 원이라는 기업 가치가 적정한지를 파악하려고 국내 시장에 평가를 의뢰했었다"고 전했다.

포스가 추진한 투자 유치가 결렬된 이유를 단지 벨류에이션에 대한 이견 차이로 속단할 수는 없다. 중국 투자자의 투자 포트폴리오와 사업 전략 등 내부 사정에 변화가 생겼을 수 있으며, 한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배치로 불거진 외부 이슈에 발목이 잡혔을 가능성이 있다. 700억 원이라는 벨류에이션 하나로 투자에 대한 결론을 내린 게 아닐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중국 투자자는 700억 원 수준으로 잡힌 벨류에이션에 대해 일단 부정적으로 반응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앞선 관계자는 "중국 투자자는 앞서 국내 상장사를 인수했던 A 기업"이라며 "국내 사업 영역을 넓히려고 추가로 투자처를 물색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포스측의 벨류에이션을 다소 과도한 것으로 여겼다"고 전했다.

포스측은 이번 투자 유치에 대한 언급을 자제했다. 회사 관계자는 "투자 유치에 관한 문의에 대해 현재 답변할 여건이 되지 않아 정중히 거절한다"고 말했다.

이번 벨류에이션이 국내 시각효과(VFX)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포스는 물론 차세대 기대주로 평가받은 디지털아이디어와 모팩앤알프레드, 매크로그래프 등이 향후 투자 유치를 추진할 때 하나의 지표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VFX 기업은 중국 파트너 구하기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글로벌 영화 산업이 중국을 위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이제 현지 시장 진출은 생존을 위한 조건이 되고 있다. 국내 시장만으로는 중장기적으로 성장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 것이다.

포스의 이번 중국 투자 유치도 단순히 자금을 조달하려는 시도가 아니었다. 향후 중국 시장에서 성장을 함께 모색할 현지 파트너를 찾는 작업이었다. 국내 벤처투자 시장에서는 앞으로 VFX 기업의 경우 국내 제작사보다 오히려 중국 제작사와의 관계가 더 중요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내 VFX 업계에서 1위로 평가받는 덱스터는 지난 2015년 말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1568억 원 규모(주당 7230원)로 집계됐다. 상장 당시 금융권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었다. 하지만 2대 주주였던 중국 프로메테우스캐피탈(다롄완다그룹 투자사)이 지분 전량을 매각한 후 주가가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