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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 합병 이유는 '인하우스' 컨설팅 집중, 그룹내 은행 비중 높은 점 고려

안경주 기자공개 2017-02-03 09:48:38

이 기사는 2017년 02월 02일 16: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은행이 오는 4월 하나금융경영연구소를 합병한다. 빅데이터 활용 등을 위해선 은행 내 조직으로 운영되는 것이 유리한데다 하나금융그룹 내 은행 비중이 높아 시너지를 내는데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이 때문에 하나은행은 독립법인인 하나금융경영연구소를 본부부서로 편입시킨 후 마케팅·상품개발 등 인하우스(in-house) 컨설팅에 주력하도록 연구조직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은 지난해 말 지주 내 독립법인이던 하나금융경영연구소를 하나은행과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하나은행 내 본부부서 형태로 운영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연구소의 은행 내 편입을 마무리할 예정"이라며 "늦어도 4월께 관련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이 연구소 조직을 하나은행에 편입시키는 이유는 빅데이터 등 정보 접근성 때문이다. 그동안 독립법인인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하나은행의 각종 고객 데이터를 활용, 유의미한 보고서를 만들고자 했지만 데이터 보호 강화 정책에 따라 접근이 제한돼 데이터 활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하나금융그룹에서 고객과 관련한 각종 데이터를 가장 많이 보유한 하나은행 내 조직으로 편입시키면 이 같은 어려움을 피할 수 있다.

하나은행은 앞으로 연구조직을 활용해 거시경제와 관련된 연구를 줄이고 경영전략, 마케팅, 고객분석 등 인하우스 컨설팅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현장감 있는 보고서를 통해 상품개발 단계부터 협업할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또 은행의 영업을 지원하기 위해 기업 컨설팅과 같은 사업도 고려 중이다. 본격적으로 기업 컨설팅에 나설 경우 우수 중소·중견기업 유치를 통해 여신 포트폴리오를 개선하는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선 관계자는 "금융그룹의 연구소들이 최근 인하우스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며 "씽크탱크 역할에서 벗어나 수익 창출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조직을 재편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선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은행 내 조직으로 편입되는 만큼 향후 하나금융의 다른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높이는데 한계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은행, 증권, 카드 등 계열사마다 고객 성향이 다르고 마케팅 포인트도 다르다"며 "은행 내부에 연구조직이 있으면 계열사 간 시너지를 내기보다 은행에 편중된 시각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신한금융미래전략연구소와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NH금융연구소 등 금융그룹의 연구소는 각각의 지주사 내 사업부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지주의 전략을 보완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은 그룹내 은행 비중이 높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데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하나금융의 지난해 실적을 보면, 하나은행의 순익 비중은 83.4%에 달한다. 반면 하나금융투자와 하나카드, 하나캐피탈의 순익 비중은 각각 5.2%, 4.5%, 4.8%에 불과했다. 하나생명과 하나저축은행의 순익 비중은 1% 안팎에 그쳤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비은행부문의 순익 비중이 30~40%를 넘는 다른 금융그룹과 달리 하나금융은 은행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연구조직이 은행 내에 있어서 그룹 전체를 보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지주사 내 사업부서로 편입시키면 현재의 하나금융경영연구소와 큰 차이도 없고 인하우스 전략을 택한 의미도 퇴색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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