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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강한기업]신신제약, '파스명가' 우뚝…위기때마다 빛난 '승부수'①연간 2억장 생산…선택과 집중·내실 다지기로 도약

김선규 기자공개 2017-02-27 10:28:09

[편집자주]

알려진 수많은 국내 강소기업, 그 중에서도 '더' 강한기업은 어떤 기업일까. '더 강한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의 성장 스토리, 재무구조, 지배구조를 분석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성공'을 꿈꾸는 수 많은 중소·중견기업에 귀감이 될 만한 정보를 제공하자는 취지다. '더 강한기업'이 되기 위해 거쳐야 할 관문과 그들의 극복 노하우도 함께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17년 02월 13일 10: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50년간 '파스 명가(名家)'로 자리잡은 신신제약은 평탄한 길만 걷지 않았다. 1959년 창사 이후 수차례 위기에 직면했지만 그때마다 '선택과 집중', '내실 다지기'라는 승부수를 던져 위기를 도약의 발판으로 반전시켰다. 하루에도 수십 개 의제품이 쏟아지는 제약 시장에서 독보적인 시장 지위와 브랜드 가치를 창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 같은 승부사 기질이 있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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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2억 장 안팎의 파스를 생산하는 신신제약은 첩부제(파스)시장에서 '삼성전자'와 같은 브랜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신신제약은 몰라도 신신파스는 누구나 한번쯤 들어본 이름이다. 지난해 국내 제약 시장의 위축으로 상위 제약사를 제외한 대다수 중소 제약사가 어려움을 겪었지만, 신신제약은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세를 보였다.

이 같은 성장은 첩부제 사업에서 비롯됐다. 전체 매출의 53%를 차지하는 첩부제는 특화된 기술력과 안정적인 유통망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이 20%에 달한다. 1959년 창업 이후 첩부제 품목 개발에 주력해온 신신제약은 '신신파스' 라는 독보적인 제품을 생산하면서 반세기 동안 파스 시장의 강자로 군림해왔다.

신신제약이 첩부제 시장에서 부동의 1위 기업으로 우뚝 선 배경에는 창업자인 이영수 회장의 경영철학과 맞닿아 있다. 이 회장은 2014년 '신신제약 창립 55주년기념 행사'에서 "질 좋고 값싼 파스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했다"며 파스를 주력제품으로 키운 배경을 설명했다.

1960~70년대 대다수 국민들이 육체노동으로 근육통에 시달렸지만 이렇다 할 국산 제품이 없어 고가의 일본 제품을 써야만 했다.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화학업체에 다니던 그는 지인 3명과 함께 신신제약을 설립하고 값 싸고 품질 좋은 근육통 치료제인 파스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특히 1969년 일본 최대 파스업체인 니치반으로부터 파스 생산 기술을 전수 받은 신신제약은 '파스 명가'로 자리매김하며 20년 간 고공 성장을 이어갔다. 국내에 이어 해외에서도 그 품질력을 인정 받아 1983년 ‘1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제약사 중 완제의약품으로 100만 달러 수출을 달성한 것은 신신제약이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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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신신제약 창립 55주년 기념행사

하지만 1990년대 SK케미칼, 태평양제약 등 대기업 계열 제약사들이 파스 시장에 뛰어들면서 정체기를 맞이했다. 창사 이후 처음 찾아온 위기에서 신신제약이 꺼내든 카드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다.

이 회장과 함께 경영 전면에 나선 사위 김한기 부회장은 강점을 살릴 수 있는 파스를 포함한 외용제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먹는 약' 생산라인을 과감히 없애고, 중앙연구소를 설립해 원천기술 개발에 열을 올렸다. 당시만 해도 10대 상위제약사를 제외하고 연구소를 보유한 제약사는 드물었다.

결과는 대성공에 가까웠다. 200억 원 안팎의 매출이 400억 원대로 불어났다. 특히 연구개발에 주력한 덕분에 경피형 약물전달시스템(Transdermal Drug Delivery System)전문 기술을 보유하면서 첩부제, 외용액제, 에어로졸 등 다양한 품목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2010년대 들어 국내 제약시장의 위축, 상위·중소제약사 간의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수익성에 비상이 걸렸다. 매출 규모는 500억 원대로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20억 원 안팎에 불과했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판관비 부담이 늘어난 탓에 영업이익률이 5%대를 밑돌았다. 또 다른 고비를 맞이한 신신제약은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며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신신제약은 2014년 '원가절감 TF'를 꾸리고 내실 다지기에 돌입하기 시작했다. 일부 수작업으로 진행된 생산공정을 자동화해 생산성 향상과 인건비 절감에 나섰다. 2015년 대규모 물류창고를 신축해 계획생산, 대량생산 체제로 전환했다. 또한 소규모 포장 중단, 원터치 케이스 도입, 장기거래처와의 단가 조정 등을 통해 생산비용 및 재료비 절감에 들어갔다.

덕분에 70%에 달하던 매출원가율은 지난해 62%까지 떨어졌다. 2013년 말 4.2%에 불과했던 영업이익률도 2016년 3분기 10.3%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업황 부진에 따른 침체기를 내실 다지기를 통해 극복한 셈이다.

신신제약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또 다른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바로 기업공개(IPO)다.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신신제약은 이달 이내에 상장을 목표로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한다.

신신제약은 상장을 통해 확보한 191억 원(공모예정가액 하단 기준)을 현재 추진 중인 세종 신공장 건설에 활용할 예정이다. 세종신공장 건설로 생산설비 현대화와 신규 패취제 생산라인 구축으로 제2의 성장기를 마련하겠다는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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