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2월 17일 08: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8334억 원에 달하는 영업손실를 냈다. 이번 적자는 2011년부터 시작된 연간 적자 중에서 가장 규모가 컸다. 지난해 해운시황 악화와 해운업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생사기로에 서면서 영업에 집중하지 못했던게 손실을 키운 원인으로 지목된다.작년 손실이 최근 수년간 가장 큰 규모이긴 했지만 업계에서는 어느정도 예상했던 수준이다. 세계 컨테이너 시장에서 최성수기로 꼽힌 지난 3분기에도 현대상선은 흑자를 내지 못했다. 작년 3분기 누적 영업손실만 6473억 원에 달했다. 이 때문에 비수기인 4분기에도 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렸다.
그러나 현대상선이 지난 9일 발표한 8000억 원을 웃도는 적자에 다시금 관심이 집중되는 분위기였다. 매체들은 앞다퉈 현대상선의 적자 소식을 전달했다. 특히 세계 1위 해운사인 머스크도 대규모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져 세계적인 해운경기 불황이 또 한 번 부각됐다.
공교롭게도 실적발표에 하루 앞선 지난 8일 한국신용평가는 현대상선의 신용등급을 'D'에서 'BB'로 상향 조정했다. 또 해운시황이 불투명해 현대상선의 실적 개선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지만, 정부와 최대주주의 지원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는 게 신용평가사의 상향 조정 근거였다.
안타까운 점은 다음날 대규모 적자소식이 이어지면서 현대상선의 신용등급 상향 소식이 묻혀버렸다는 점이다. 현대상선 내부에서도 이같은 소식을 재차 알리기 위해 언론에 참고자료 등을 제공했지만 기대보다 관심도가 떨어졌다는게 회사 관계자의 얘기였다.
현대상선은 해운업 구조조정의 파고를 넘고 나서 신용등급 회복을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삼았다. 한진해운 사태로 국내 해운업에 대한 해외 화주들의 불신이 팽배해졌기 때문이다. 이번 신용등급 상향은 화주를 설득하는 공신력있는 근거라는 점에서 경영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현대상선은 올해 세계적인 해운동맹 재편으로 2M얼라이언스에 편입되면서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있다. 한진해운이 파산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국내 1위 국적선사로 거듭나고 있는 가운데, 적자의 꼬리표가 또다시 부각되면서 현대상선의 경영 정상화에 걸림돌이 되는게 아닐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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