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PE 마켓 리더 '나비스 캐피탈' [고영경의 Frontier Markets View]
고영경 박사공개 2017-03-10 16:04:00
[편집자주]
바야흐로 저성장의 시대다. 기업들은 다시금 성장의 기회를 얻기 위해 새로운 시장으로 눈을 돌린다. 최근 십여 년간 글로벌 경제 성장과 물가 안정을 견인해 온 중국도 과거와 같은 고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이머징 시장이 더 이상 아니다. 이제 글로벌 기업들의 눈은 그 다음 시장인 프론티어마켓으로 향한다. 아시아 프론티어 마켓의 중심부 말레이지아 쿠알라룸푸르 현지에서 경영학 교수로 재직하며 이 시장의 성장과 가능성을 지켜봐 온 필자가 이 시장의 현재와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가려고 한다
이 기사는 2017년 03월 07일 16: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남아시아 금융 중심지 싱가포르. 쟁쟁한 글로벌 금융기업들과 이미 경쟁력을 갖춘 싱가포르 자국 투자회사들이 각축을 벌이는 탓에, 이곳에 발 붙일 수 있는 여타 동남아 투자기업들이 과연 있을까 싶다. 실제 프레킨(Preqin)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봐도 이 같은 심증은 확인된다. 2016년 8월 현재 10년간 아세안 지역 내 조달한 자금 규모 기준으로, 총액 상위 5개 사모펀드(General Partner) 중 4개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말레이시아 기업이 이 순위에 포함됐는데, 1위를 기록한 나비스 캐피탈 파트너스(Navis Capital Partners)가 그 주인공이다. 2015년 미소진 투자금(dry power) 추정치 기준으로 했을 때도 나비스는 압도적 1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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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스 캐피탈은 1998년 설립된 말레이시아 최대 사모펀드 투자 전문기업으로 선진국의 해외법인을 제외하면 동남아에서 가장 오래된 사모펀드 회사 가운데 하나이다. 말레이시아 기반 기업이지만, 오너는 말레이시아인이 아니다. 캐나다 출신의 리차드 포이스톤(Richard Foyston)과 영국 출신의 니콜라스 블로이(Nicholas Bloy)이 공동 설립했으며, 앞서 보스톤 컨설팅 그룹 내 아시아 사무소에서 근무한 공통 이력이 있다. 1980년대 후반 아시아에 정착하면서 아세안 지역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고, 승부수를 던져 오늘에 이르렀다. 회장 포이스톤은 13명으로 이루어진 투자 위원회를 이끌며 상장주식펀드(Public Equity) 설정과 투자를, 대표 블로이는 회사 경영과 자금조달을 맡고 있다.
나비스 캐피탈의 전략은 지금까지는 상당히 성공적이었다. 현재 운용하는 전체 펀드 금액은 50억 달러에 이르며, 말레이시아의 국영 투자사인 에퀴나스(Equinas)를 포함해 미국과 유럽, 중동과 아시아 각지의 투자은행과 연기금, 보험회사 등 다양한 투자자를 거느리고 있다. 2000년 이래 70여개 이상 투자를 진행하였고, 아세안 지역과 홍콩 호수 등에 사무소를 운영하며 선두를 지키고 있다. 2016년 2분기까지 나비스 아시아 펀드의 총수익율은 22%를 기록하였다. 퍼블릭 에쿼티 펀드 가운데 하나인 나비스 알-바하르(Navis Al-Bahhar)펀드는 이슬람펀드로 2007년 설정된 이후에 104%, 나비스 일드(Navis Yield) 펀드는 51%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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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성과는 각종 수상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6년 연속 PEI(Private Equity International)이 주는 '동남아 올해의 기업상' 휩쓸었고, 2016년에는 싱가포르 벤처캐피탈 사모펀드협회가 주는 올해의 사모펀드 딜에 나비스의 비메디칼 시스템(B medical Systems SaRL) 인수가 선정되기도 했다.
나비스 캐피탈은 멘토 미디어와 웬디스, 샤 페트롤리움, 골든 푸드 시암 등, 운송업에서 식품가공업까지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에 투자하고, 성공적으로 매각을 이끌었다. 현재도 20여 개 이상 인수기업을 보유하고 있으며, 얼라이언스 코스메틱(Alliance Cosmetics), 월드마크(Worldmark), 킹스 세이프티웨어(King's Safety Wear)와 트리오(Trio) 등의 지분 50% 이상을 확보해 놓고 있다. 특히, 얼라이언스 코스메틱은 레브론과 아벤느와 같은 글로벌 브랜드의 아세안 유통을 담당할 뿐만 아니라 실키걸(Silkygirl) 등 자체 브랜드로 보유하고 있는 회사로, 화장품 시장의 성장을 고려할 때 향후 기업가치의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나비스 캐피탈의 성과는 적절한 포지셔닝과 장기투자전략 덕분이다. 경쟁이 심한 동북아 대신 보여준 동남아 지역에 집중하면서, 아세안 시장 이해도와 분석력에 있어서 독점적인 위치를 점유해왔다. 여기에 아세안 국가들의 높은 GDP 성장율은 사모펀드 시장확대를 뒷받침했다. 블로이는 지난해 일부 지역의 자산가치가 높다는 지적을 했지만, 필리핀과 태국, 베트남의 성장세가 출구를 열어주면서 동시에 새로운 투자기회를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된다. 나비스는 지난해 인도네시아의 의료기기유통업체와 하노이 프렌치 병원에 투자를 진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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