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임박' 제일홀딩스, 하림 지배구조 개선 탄력 2세 경영 발판, 하림홀딩스 합병 포석 관측도
김기정 기자공개 2017-03-10 08:08:38
이 기사는 2017년 03월 08일 07: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림의 지주사 중 하나인 제일홀딩스의 기업공개로 그룹 지배구조 개선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대규모 인수합병으로 몸집을 불려온 하림은 2개의 지주사를 중심으로 복잡한 지분관계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IPO는 나머지 지주사인 하림홀딩스와의 합병을 염두에 둔 사전 작업으로 해석된다.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제일홀딩스는 이달 한국거래소(KRX) 코스닥시장본부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제일홀딩스는 올 상반기 코스닥 시장 입성을 목표를 삼고 지난해부터 사전작업을 진행해왔다.
제일홀딩스는 하림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주력계열사인 하림(47.92%), 팬오션(51.87%), 팜스코(56.34%)의 최대주주일 뿐 아니라 또 다른 지주사인 하림홀딩스의 지분 68.09%도 보유하고 있다.
이를 제외하고도 제일사료(100%), 선진(49.49%), 디디에프엔비(100%), 소주하림유한공사(100%), 피그앤그린(90%), 순우리한우(88.92%), NS America Inc.(100%), 유전자원농업회사법인(67.42%), 제일종축농업회사법인(90%), 농업회사법인선진한마을(90%), Harim Millsboro, LLC.(100%), 한스컨버전스(100%) 등의 지분도 대거 보유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IPO가 하림의 복잡한 지배구조를 해소하는 동시에 2세 경영에 시동을 걸기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제일홀딩스의 최상단 지배 기업인 올품을 100% 보유하고 있는 건 김홍국 회장의 장남인 준영 씨다. 닭고기 가공업체인 올품은 동물약품 제조업체인 한국썸벧을 100% 보유하고 있다. 한국썸벧(7.35%)은 김 회장(8.14%) 다음으로 제일홀딩스 지분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준영 씨는 올품을 제외한 하림 계열사 지분을 들고 있지 않다. 그룹 전반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수십 개에 달하는 계열사 지분을 신규 취득하는 것보다 올품의 몸집을 불리거나 제일홀딩스의 기업 가치를 키우는 방안을 택하는 편이 훨씬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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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올품은 덩치를 급격히 불려왔다. 2011년 707억 원이었던 매출액은 이듬해 858억 원으로 늘어났다. 2013년에는 한국썸벧에서 물적분할 한 한국썸벧판매를 흡수합병하며 1년 만에 3464억 원으로 그 규모가 4배 이상 급증했다. 2014년(3466억 원), 2015년(3591억 원)에도 매출액은 꾸준히 커졌다.
올품은 매출액의 상당 부분이 내부 거래를 통해 발생하고 있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평균 80%에 달했던 내부거래 비중은 2013년부터 20%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이는 물적분할로 매출액이 급격히 불어난 결과다. 내부 거래액은 720억~730억 원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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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올품을 키워 준영 씨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방식은 하림에 적잖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 일부에서는 올품이 하림의 사전 상속 수단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대기업 2세승계의 발판이 돼왔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자 이에 대한 정부의 규제 역시 강화되고 있는 추세다.
하림 관계자는 "올품의 합병은 행위제한 요소를 해제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졌다"며 "이번 IPO는 팬오션 인수 자금을 조달하고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복잡한 지배구조를 감안했을 때도 제일홀딩스를 상장시키는 편이 낫다. 60개에 가까운 하림의 계열사는 아직 수직 계열화를 이루지 못한 상태다. 앞서 하림은 하림홀딩스, 제일홀딩스, 농수산홀딩스, 선진지주 등 4개였던 지주사를 2개로 줄였다. 제일홀딩스의 상장은 하림홀딩스와의 합병을 염두에 둔 작업이라는 해석도 지배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제일홀딩스의 상장을 통해 하림이 2세 승계를 본격화할 것이라는 예측은 이전부터 있어왔다"며 "주력 계열사들이 홈쇼핑, 사료, 운수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내부 거래를 통해 올품을 키우는 데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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