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호이지캐쉬-한국금융안전' 경영권 분쟁 조짐 대주주 경영권 강화 움직임, 시중은행·임직원 반발 가능성
안경주 기자공개 2017-03-16 10:03:30
이 기사는 2017년 03월 15일 08: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금수송 전문업체 한국금융안전에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14년 최대주주에 오른 청호이지캐쉬가 정관변경을 통해 경영 참여를 위한 근거를 마련하면서 한국금융안전 임직원과 일부 주주들이 볼멘 소리를 하며 날선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현재 청호이지캐쉬의 정관변경 요구가 대부분 받아들여지면서 청호이지캐쉬가 승기를 잡은 상태다. 하지만 청호이지캐쉬의 지분율이 과반에 못미치는 반면 우리·국민은행 등 주요 주주의 지분율 합이 60%에 달해 언제든지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금융안전은 지난 9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상임이사 규정 변경, 주주협의회·상임(상근)감사직 신설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정관변경 안건을 승인했다.
이번 정관변경은 한국금융안전 경영에 참여하고자 하는 청호이지캐쉬 측의 요구가 반영됐다. 청호이지캐쉬 관계자는 "그동안 대주주가 (한국금융안전) 경영에 배제돼 있었다"며 "(정관변경을 통해) 대주주로 경영에 참여해 시너지를 내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금융안전 이사회는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상임이사(대표이사) 1명과 기타비상무이사 6명이다. 상임이사는 행정관료 출신 이병록 사장이다. 기타비상무이사 가운데 4명은 주요 주주인 우리·국민·신한·기업은행의 현직 부서장들이다. 나머지 2명의 기타비상무이사는 대주주인 청호이지캐쉬 몫이다. 청호이지캐쉬의 지분율(37.05%)이 낮고 이사회 장악도 쉽지 않았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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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호이지캐쉬는 정관상 명시된 상임이사 수를 '1명'에서 '1명 이상'으로 바꿔 상임이사를 늘릴 수 있도록 했다. 또 대표이사 직무대행에 관한 규정을 신설했고, 주주협의회 운영 근거도 마련했다. 특히 주주협의회에서 대표이사와 상임이사 후보를 추천하도록 했다.
이 같은 일련의 작업은 대주주로서 경영에 참여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청호이지캐쉬 측의 설명이다. 앞선 관계자는 "그동안 정관상 상임이사를 1명으로 명시해 상임이사가 당연직 대표이사가 되는 구조였다"며 "상임이사 규정을 바꿔 대표이사가 아닌 상임이사를 둘 수 있도록 했고, 임기만료 등에 따른 대표이사 유고시 직무대행 체제가 되어야 한다고 판단해 정관변경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달 28일 임기가 만료되는 이 사장 후임 선출을 염두해 둔 포석이다. 그동안 대부분의 주주들이 시중은행들로 구성돼 있어 행정관료 출신 인사가 한국금융안전 사장에 선임돼 왔다. 그러나 민간기업인 청호이지캐쉬가 최대주주가 되면서 사장 선임에 변화의 여지가 생겼다. 한국금융안전의 주주 변화와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이라는 정치적 상황이 맞물리면서 이 사장 후임에 대한 논의가 아직까지 진행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문제는 정관변경 전에는 '상임이사=대표이사'였던 만큼 새로운 대표이사를 선출하기 전까지 이 사장이 대표이사직을 수행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이번 정관변경으로 이 사장의 임기만료 후에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선출할 근거가 생겼다. 대표이사가 아닌 상임이사를 선임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표이사 직무대행의 경우 주주총회가 아닌 이사회 의결만으로 가능하도록 했다. 결국 대표이사가 아닌 상임이사를 선임하고, 선임된 상임이사를 대표이사 직무대행으로 선임하는 과정에서 청호이지캐쉬의 입김이 닿는 인사가 올 수 있게 된 셈이다. 실제로 주주협의회와 이사회를 통과해야 하지만 청호이지캐쉬는 주요 주주들에게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수행할 상임이사 후보를 추천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금융안전 이사회 관계자는 "청호이지캐쉬에서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달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해 이를 수용한 것"이라며 "아직 상임이사나 대표이사 선출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진행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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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호이지캐쉬의 경영 참여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주요 주주들 역시 견제장치를 마련했다. 상임감사직을 신설한 것이다. 이사회 다른 관계자는 "청호이지캐쉬 측 인사가 상임이사 또는 대표이사로서 경영에 참여하면 이를 견제할 장치가 필요하다"며 "집행임원과 비상임감사체제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상임감사체제로 전환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는 정관변경으로 근거를 마련한 청호이지캐쉬가 승기를 잡았다. 하지만 지분율이나 이사회 장악력에서 청호이지캐쉬 보다 우위에 있는 은행들이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경영권 분쟁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이 사장의 거취에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일련의 과정을 보면 청호이지캐쉬는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선임해 한국금융안전 경영에 참여하고자 한다. 그리고 새로운 사장을 뽑는다는 계획이다. 청호이지캐쉬 관계자는 "조만간 현 대표이사의 임기가 끝나고 명망있는 사장을 새롭게 선임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직무대행 체제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주요 주주인 시중은행들과 한국금융안전 임직원의 생각은 다르다. 경영의 연속성와 안정성을 위해 이 사장이 신임 사장 선출 전까지 업무를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사회 다른 관계자는 "은행 주주들은 경영의 연속성 등을 고려해 현 사장의 임기가 만료되더라도 새로운 사장 선임 전까지 회사를 맡는 것이 더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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