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시중은행, 대우조선 지원 셈법 '복잡' 출자전환 '동의' 가닥, 신규자금 지원 합의 쉽지 않을 듯

안경주 기자공개 2017-03-22 10:27:03

이 기사는 2017년 03월 21일 18: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추가 지원 결정을 앞두고 배수진을 치면서 시중은행들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대우조선에 대한 지원을 요청한데 이어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사채권자 등 이해관계자들의 고통분담이 이뤄지지 않으면 법정관리 등 법적 구조조정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밝히면서 시중은행들도 선택의 폭이 좁아졌기 때문이다.

시중은행들은 대우조선 대출(일반여신)의 상당부분을 지분(주식)으로 바꾸는 내용의 출자전환엔 동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신규자금 지원의 경우 합의를 이끌어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과 산업은행이 대우조선 신규자금 지원을 위해 시중은행을 끌어들인다면 최종 합의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대우조선의 채무재조정과 관련 "이해관계자들의 자율적 합의가 없다면 법적인 강제력이 수반되는 방법을 강구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법적 강제력이 수반된 방식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워크아웃(재무구조개선작업), 기업활동 등이다.

여러 방안들을 고려 중인 정부는 오는 23일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대우조선 유동성 지원 방안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대우조선 여신을 보유한 NH농협·KEB하나·KB국민·신한·우리은행 등 시중은행은 대우조선에 대한 지원 방안 중 하나인 출자전환에 참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시중은행이 보유한 대우조선 채권은 지난해 말 기준 대출, 수출입금융, 선수금환급보증(RG) 등 모두 1조9000억 원에 이른다.

A은행 고위 관계자는 "대부분의 은행들이 출자전환에 대한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대우조선 여신이 많이 줄어서 출자전환에 부담이 덜한 만큼 (대우조선 지원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금융당국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도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출자전환 외에도 상환유예, 유산스(USANCE) 한도 복원 등에 동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일각에서 주주로부터 자칫 배임 추궁을 당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크게 문제 삼지 않는 분위기다. B은행 고위 관계자는 "출자전환에 따른 이익이 법정관리 등 법적 강제력을 동원한 방안보다 더 크다고 본다면 배임 등의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제는 대우조선에 대한 신규자금 지원이다. 현재 금융당국과 산업은행은 시중은행의 신규자금 지원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지만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은행별로 입장차가 크기 때문이다. 대규모 RG를 보유한 은행 입장에선 신규자금을 지원해 선박을 인도해 RG를 해소할 수 있으면 여신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반면 RG가 없는 은행은 신규자금 지원에 따른 실익이 전혀 없다.

B은행 고위 관계자는 "RG를 발급해 준 은행은 신규자금을 지원해 기존 선박을 인도하면 그만큼 RG가 해소되지만 RG가 없는 은행 입장에선 신규자금을 지원해 대우조선 익스포저만 늘릴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C은행 관계자도 "대우조선에 신규자금을 지원하면 충당금도 쌓아야 하는 만큼 이중 부담이고 은행의 건전성에도 부정적"이라며 "신규자금 지원에 대해선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에 대한 시중은행의 출자전환과 신규자금 지원 문제가 별도 안건으로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대우조선 지원방안으로 시중은행의 출자전환과 신규자금 지원을 같이 논의하면 합의를 이끌어내기 쉽지 않고 시간도 길어질 수 있다"며 "우선 출자전환을 논의한 뒤 신규자금지원은 별도로 논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