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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입경영' 아모레, '구조조정·다변화' 결실 [Company Watch]순부채비율 '마이너스' 이자보상배율 '217%', '美·중동'에 K뷰티 전파

김기정 기자공개 2017-03-23 09:00:36

이 기사는 2017년 03월 22일 16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모레퍼시픽이 텃밭인 중국을 넘어 동남아와 중동, 서유럽까지 공략하며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대규모 글로벌 사업 확대에도 불구하고 재무건전성은 여전히 탄탄하다. 거의 모든 재무지표는 수년간 우량한 수준을 유지해오고 있다. 20년 전 아모레 사령탑에 앉은 서경배 회장은 2001년부터 무차입 경영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조 6454억 원, 8481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각각 18.4%, 9.7% 증가했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고르게 성장했다. 본거지인 국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2.4%, 5.7% 늘었다. 해외 사업에서의 성과는 놀라울 정도였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35%, 32%씩 훌쩍 뛰었다.

글로벌 사업은 아모레퍼시픽의 성장 발판이 된 지 오래다. 1996년 94억 원이었던 수출액은 20년 후 181배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극히 미미한 수준이었던 해외 매출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전체의 30%까지 올라섰다.

아모레퍼시픽은 현지 에이전트를 통해 진행했던 해외사업을 2002년 직접 진출 형태로 전환하며 글로벌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현재는 14개국에서 19개 해외법인을 통해 320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의 패션뷰티 전문 매체인 WWD(Women's Wear Daily)가 선정하는 세계 100대 뷰티기업 중 12위에 이름을 올렸다. 2000년 32위였던 WWD 순위는 순차적으로 올라 지난 2011년 10위권에 진입했다.

아모레퍼시픽1(20170322)

가장 기여도가 큰 시장은 단연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이다. 전체 해외 매출(1조 6968억 원) 가운데 93%가 아시아에서 나왔다. 유럽과 북미 비중은 각각 4%, 3%에 그쳤다. 아모레퍼시픽은 글로벌 진출 초기부터 중국에 역량을 집중해왔다. 1990년대 초반 동북 3성을 중심으로 '아모레'브랜드를 공급하다 이후 백화점 등으로 판로를 넓혀왔다. 다만 지나치게 높은 중국 시장 의존도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고 있다. 사스와 사드 보복 등 이벤트가 불거질 때마다 아모레퍼시픽 실적과 영업력은 부침을 거듭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 같은 위험을 줄이기 위해 지역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화장품 사업이 성숙기에 접어든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등은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는 거점으로 삼고,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신흥 시장에서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미주 시장에는 올 하반기에 '이니스프리' 브랜드사업을 추가해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라네즈 등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다 확장할 방침이다.

신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중동의 시장성을 눈여겨 본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5월 두바이에 법인을 세운 데 이어 올 초 현지 최대 유통기업인 알샤야그룹과 파트너십을 맺으며 본격적인 진출 채비를 마쳤다. 올 하반기 중 '에뛰드하우스' 1호점을 개점하고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주변국들로 이를 확산해나가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유럽 시장에서도 올 하반기에 스킨케어 브랜드를 선보이기 위해 준비 중이다.

대규모 글로벌 사업 확장에도 불구하고 재무안정성 역시 상당히 탄탄하다. 서 회장은 2001년부터 무차입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인한 값비싼 수업료를 낸 이후 경영기조가 확 바뀌었다. 1990년대 초반 아모레퍼시픽(당시 태평양)그룹은 위기에 직면했다. 본업인 화장품 외에 보험, 증권, 건설, 금속 등으로 지나치게 사업을 벌인 탓이 컸다. 1995년 주력사인 태평양의 부채비율은 300% 이상으로 치솟았다. 서 회장은 본업을 제외한 사업을 대규모 구조조정하며 차입금을 모두 상환했다.

부채비율 역시 양호한 수준이다. 2012년 말 기준 29.12%였던 부채비율은 이듬해 32.46%로 오르기는 했지만 이후 3년 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대표 동일업종 기업인 LG생활건강의 경우 지난해 말 부채비율이 71.78%를 기록했다. 전년대비 27%포인트 이상 하락한 것으로, 2011년부터 2014년까지는 110~130%대에 육박했다.

순부채비율은 마이너스대를 이어가고 있다. 2011년부터 3년 간 -10%대였던 순부채비율은 2015년과 2016년 각각 -23.16%, -24.15%까지 올라섰다. 즉시 손에 쥘 수 있는 현금성 자산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안정성을 보여주는 또 다른 지표인 이자보상배율 역시 월등히 높다. 지난해 그 비율은 217.52%에 달한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200번 넘게 갚고도 남는다는 의미다. 2014년 200%대에 들어선 이자보상배율은 이후 쭉 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의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은 44.34%에 그친다. 3년 전에는 13.62%에 불과했다.


아모레퍼시픽2(2017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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