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 현대건설 업고 우회 상장할까 [지배구조 분석]정의선 부회장 가업승계 '황태자주' 부각, 상속재원 마련 통로
길진홍 기자공개 2017-03-27 08:55:00
이 기사는 2017년 03월 23일 17: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이슈가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가업 승계 핵심으로 꼽히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주목 받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승계가 현실화될 경우 상속 재원으로 꼽히는 현대엔지니어링을 활용한 기업공개(IPO) 또는 계열사 합병 등의 변화를 수반할 것으로 관측된다. 주력사인 현대건설과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 시나리오도 다시 거론되고 있다.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3세 승계는 주력사 분할에 이은 지주사전환 과정을 거칠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이 잇단 분할로 지주사를 설립해 통합한 뒤, 정 부회장이 지주사 소유권을 확대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일부에서는 현대차 최대주주인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분할에 이은 현대글로비스 통합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는 비용 측면에서 후자가 더욱 효율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 같은 시나리오에 대해 선을 긋고 있으나, 국회에서 논의 중인 상법개정과 순환출자 규제 강화 움직임과 맞물려, 지배구조 정비는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업 승계 첫 단추는 상속 재원 마련이다. 주력 3사 분할에 이은 지주사 지분 확대를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다.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한 지배 정비에도 실탄이 투입돼야 한다. 정 부회장은 현대글로비스라는 버팀목이 있으나, 정 회장이 보유한 핵심 지분을 인수해야 가업 승계를 완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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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정 부회장이 보유한 자산은 현대글로비스 지분 23.29%(1조 3400억)에 불과하다. 대부분 주식이 현물출자로 지주사 취득에 투입된다고 가정할 경우 상속 재원이 턱없이 부족하다.
재계에서는 정 부회장이 현대엠코를 흡수해 거듭난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을 활용해, 재원을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 부회장은 합병을 통해 현대엔지니어링 지분 11.72%를 소유 중이다. 시가로 환산하면 약 6700억 원이다. 현대글로비스 지분 가치에 못 미치지만 상장이 이뤄질 경우 가치가 극대화된다.
업계는 현대엔지니어링의 해외 수주 노하우와 영업력 등을 고려할 때 기업가치가 모기업인 현대건설과 맞먹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 부회장은 기업공개 과정에서 구주매출을 통해 적잖은 실탄을 마련할 수 있다. 그동안 주로 현대엔지니어링의 배당금을 늘리는 형태로, 정 부회장에게 세금 납부 재원을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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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은 '부'의 유출을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합병이 정 부회장에 유리한 구도로 가능성이 큰 만큼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간 적정한 합병비율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주가 강세는 이 같은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23일 현대건설 종가는 주당 5만 1500원으로 52주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올 초 3만 원대에 머물렀으나 지배구조 개선 기대로 5만 원대를 돌파했다.
비상장사인 현대엔지니어링 주가도 작년 말 60만 원까지 내려갔으나 최근 한 달 새 80만 원에 근접했다. 현대차 가업 승계에 따른 수혜가 반영되면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특히 최근 주가 상승이 기관 주도로 이뤄진 점을 감안할 때 당분간 강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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