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어디로]자구안 이행률 빅3 중 꼴지…자체생존 한계지난해 1.8조 이행, 34% 그쳐…채권은행 유동성 지원 빌미
강철 기자공개 2017-03-24 08:26:18
이 기사는 2017년 03월 23일 19: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조선해양의 2016년 자구 계획안 이행률이 34%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조선 빅3 중 가장 낮다.자회사들의 가치 하락, 경기 침체로 인한 부동산 매각 난항, 인력 감축의 한계 등이 경영 개선을 더디게 만들었다. 지지부진한 자구안 이행은 금융당국의 추가 유동성 지원 결정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23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자구안 이행을 통해 약 1조 8000억 원의 손익을 개선했다. 이는 대우조선해양의 전체 자구안 규모인 5조 3000억 원 대비 34% 수준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6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자산 매각, 경비 절감, 인력 감축 등이 담긴 자구안을 제출했었다.
△인력 감축·외주화·경비 절감으로 9000억 원 △건물·토지 등 자산 매각으로 6000억 원 △도크 매각·생산 합리화로 1400억 원을 각각 개선했다. 절반 이상의 손익 개선이 인력 감축을 포함한 경영 합리화를 통해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 DK Maritime 선박(2506억 원), 서울 남대문로 사옥(1734억 원), 디섹(700억 원), FLC(450억 원)은 대표적인 매각된 자산들이다.
대우조선해양의 2016년 자구안 이행 목표는 1조 5000억 원이었다. 당초 세웠던 계획 대비 추가로 3000억 원의 손익을 개선한 셈이다. 2016년 한 해의 목표만 놓고 봤을 때 자구안 이행률은 120%에 달한다.
그러나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지난해 같이 구조조정을 시작한 동종업체에 비하면 대우조선해양의 자구안 이행률은 낮은 수준이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의 지난해 말 기준 이행률은 각각 56%, 40%다.
3조 5000억 원의 자구안을 제출한 현대중공업은 인력 감축, 비핵심 부문 분사, 자산·계열사 매각, 생산 공정 합리화 등을 단행해 약 2조 원의 손익을 개선했다. 다음달 건설장비, 전기전자시스템, 로봇 사업부의 분사가 완료될 시 이행 규모는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중공업은 인력 감원, 부동산·유가증권 매각을 통해 약 6000억 원의 성과를 냈다. 지난해 하반기 1조 1000억 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한 덕분에 대규모 구조조정 없이도 재무 건전성을 어느 정도 제고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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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의 자구안의 규모는 조선 3사 중 가장 크다. 따라서 이행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 하지만 각 기업의 재무상태, 수익성, 수주 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자구안이 산정된 만큼 이행률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금융위원회도 지난해 대우조선해양의 이행률이 30% 수준에 그친 점을 들며 자구안 이행이 원활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업황 악화 등의 악재로 자구안 이행에 속도를 내는 데 한계가 있는 점을 유동성 지원 결정의 이유 중 하나로 지목했다.
금융위원회는 대우조선해양의 자구안 이행이 부진했던 원인으로 △업무 연관성이 큰 자회사의 매각 가치 하락 △거제 지역 부동산 경기 침체 △급격한 인력 감축 및 생산 자회사 매각이 어려운 실정 등을 거론했다. 조선업의 장기 불황 예측에 실패하는 등 각종 변수에 보수적으로 대응하지 않은 것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이 중 거제 지역 부동산 경기 침체는 자구안 이행을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말 거제 사원 아파트를 포함해 총 8건의 부동산을 매물로 내놓았다. 부동산이 모두 팔릴 시 약 5300억 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평당 273만 원 수준이던 시세가 이번달 258만 원으로 떨어지는 등 매각 여건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절대적인 자구안 이행 규모만 놓고 보면 경쟁사들에 비해 전혀 밀리지 않는다"며 "올해 남은 자구안 이행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거제 사원 아파트 매각 외에 드릴십 취소 물량 정리, 마곡 부지 처분, 임직원 인건비 감축에 집중할 것"이라며 "마곡 부지와 드릴십을 정리할 시 5000억 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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