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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어디로]'이동걸' 옆에 선 '최종구'…이례적 '협업'이견 빚던 구조조정 방안 2주 사이 급물살...최 행장 부임이 결정적

신수아 기자공개 2017-03-24 10:41:08

이 기사는 2017년 03월 23일 16: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의 청사진이 공개됐다. '이견'을 빚고 있다고 알려졌던 두 국책은행이 결정적인 장면을 선사하며 대우조선해양 정상화의 신호탄을 쐈다.

23일 열린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추진 방안 기자간담회 중앙엔 이동걸 KDB산업은행(이하 산은) 회장과 최종구 한국수출입은행장이 나란히 앉았다. 대우조선해양의 부실에 대한 책임을 감수하겠다는 두 국책은행의 수장은 담담한 말솜씨로 답변을 주고 받았다.

산은과 수은은 앞서 대우조선해양 지원을 두고 엇박자를 연출해 왔다. 대주주인 산은과 최대 채권은행인 수은은 구조조정 방식을 두고 쉽게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자금 지원과는 별개로 책임 소재, 향후 사업 재편 등 장기적 계획 수립에서도 온도차가 컸다. 이를 생각하면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이번 구조조정 방안은 최근 몇 주사이 급물살을 탄 것으로 보인다.

이동걸 회장은 대우조선해양과 한진해운의 형평성 문제를 거론하며 "(구조조정안을 결정하기 까지) 열흘 이상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며 "국민 혈세를 낭비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던 만큼 괴로움이 컸으나 국가적 리스크를 최소화할 것이냐는 점을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불과 한달여 전 '대우조선의 추가지원은 없다'며 단호한 입장을 피력했었다.

이는 3월 초 최종구 행장이 수은의 구원투수로 나선 시점과 묘하게 맞물린다. 두 수장이 공감대를 형성하며 신속한 결정에 도달했으리라는 추론이 가능한 대목이다.

최 행장은 취임식에서 민간금융기관들이 조선·해운업 기업에 대한 지원을 축소하고 있어 회생이 가능한 기업들까지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보고, 옥석 가리기를 통해 이들 기업들이 우량 기업으로 살아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위험부담을 떠안으려 하지 않은 시중은행과 달리 회생이 가능한 조선·해운업 기업의 추가 대출지원 요청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특히 당장 대우조선 유동성 지원 방안을 놓고 산은, 정책당국과 해법 마련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서, 기획재정부의 요직을 두루 거친 최 행장의 역할은 명확했다는 평가다.

실제 간담회 발언 곳곳에서도 이 같은 기류가 감지됐다.

이 회장은 결정과정에 두 은행의 이견은 없었는지 묻는 질문에 "최 은행장이 이 자리에 함께 참석한 모습으로 대답을 대신한다고 생각한다"며 "수은과 산은이 협업(co-work)하고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서로가 서로의 입장에 서로 공감대가 있었고 이 문제의 결론을 내리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에 조금의 불편함도 없었다"며 "최 행장님의 이해와 폭넓은 안목에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최 행장도 말을 이었다. 그는 "책임 분담 기준을 산정하는데 있어서 대주주인 산은, 최대 채권은행인 수은 모두 공동으로 한 배에 탔다는 생각으로 논의했다"며 "많은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형님으로서 역할해 준 산은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의 운명은 4월 14일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해관계자의 사전 동의를 구하는 전체 채권자 회의가 내달 14일로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최종구_이동걸
간담회에 앞서 최종구 수출입은행 행장이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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