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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펀드판매 수입, 3년만에 주춤...4000억원 깨졌다 ① 공모펀드 위축·보수경쟁 탓…한투·삼성 선방

서정은 기자공개 2017-04-03 10:45:37

이 기사는 2017년 03월 28일 10: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증권사들이 지난해 펀드 판매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이 4000억 원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모펀드 시장이 위축되면서 판매 수익이 줄어든데다 보수 경쟁으로 인해 마진마저 줄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자산관리 관련 수익에서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도 2년 연속 50%대를 밑돌았다.

증권사별로 온도차는 있었다. 대부분 증권사들은 전년 대비 수수료 수입이 줄었으나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은 수익을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사모펀드로 규모를 늘리고, 수수료가 높은 해외펀드 등을 적극적으로 취급한 덕이다.

◇ 집합투자증권취급수수료, 전년비 10% 감소…공모펀드 부진 직격탄

28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47개 증권사가 거둬들인 집합투자증권(펀드) 취급수수료는 총 3927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의 4368억 3600만 원에 비해 441억 2700만 원(10.1%) 줄었다. 집합투자증권 취급수수료는 펀드 판매로 인해 얻어지는 수익으로 선취 및 후취 수수료, 판매보수를 모두 포함한다.

증권사들의 집합투자증권 취급수수료가 3000억 원대로 내려간 건 2013년(3130억 4800만 원) 이후 처음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2013년에는 상당수 증권사들이 결산월을 3월에서 12월로 변경하면서 9개월 성과만 잡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2014~2015년 펀드 관련 수익은 줄곧 4000억 원대를 기록했었다.

펀드는 그동안 증권사 자산관리 관련 수익(집합투자증권취급수수료, 자산관리수수료, 신탁보수)에서 핵심이었다. 이들 자산관리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2013년 3월 53%, 2013년 12월 말 51.4%, 2014년 말 53.2%등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5년 이후부터는 2년 연속 40% 후반대를 기록 중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펀드 관련 수익이 줄어든 이유로 공모펀드의 부진을 꼽았다. 수년째 증시가 침체기를 이어가면서 환매된 자금들이 새로 유입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증권사들의 공모펀드 설정 규모는 98조 7498억 원이었다. 전년 대비 3조 7897억 원이 줄어들면서 100조 원을 이탈했다. 머니마켓펀드(MMF), 채권형펀드로는 자금이 일부 유입됐으나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높은 주식형펀드에서 타격을 많이 입었다.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에서 판매되는 펀드는 대부분 선취판매 수수료 구조인 상품이 많다"며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높은 주식형펀드에서 자금이 빠진데다 신규 유입이 원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을 잡기 위한 수수료 경쟁도 수익 저하를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증권사들은 사모펀드를 통해 펀드 설정액을 끌어올리려고 했지만, 이마저도 수익원에는 딱히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정부 당국의 정책적 스탠스 뿐 아니라 경쟁 심화로 보수가 전체적으로 줄었다"며 "소수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모펀드의 경우 수수료 협의가 가능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많이 수취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자산관리
<자료 =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 펀드 수익 늘린 곳 16사 불과…상위사도 대부분 수익 줄어

전체 47개 증권사 중 전년 대비 집합투자증권취급수수료를 확대한 곳은 총 16곳에 불과했다. 상위사라고 예외는 없었다. 지난해 펀드 판매 상위 10개사 중 7개사가 수수료 수입이 줄었다. 상위 1~5위권은 순위 변동이 없었으나 이들의 격차는 좁혀졌다. 6~10위의 경우 일부 변화가 있었다.

펀드로 가장 많은 수익을 거둔 곳은 미래에셋대우였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총 598억 8000만 원을 벌어들이며 1위를 기록했다. 전년 (미래에셋증권 675억 8200만 원, 대우증권 182억 4000만 원) 대비 큰 폭으로 줄었으나 여전히 다른 증권사를 웃돌았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합병으로 인해 대우증권의 실적은 따로 집계되지 못했다"며 "전체적으로 펀드 시장이 위축돼 전년대비 줄었고, 올해는 포트폴리오를 통해 펀드 관련 수익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나란히 2~3위에 안착했다.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각각 575억 3900만 원, 558억 3700만 원의 수수료 수입을 거뒀다. 전년대비 각각 6억 원, 55억 원 늘어난 수치다. 두 회사는 해외펀드 및 사모펀드 위주로 펀드 사업을 확대했다는 설명이다.

6~10위권을 보면 일부 변동이 있었다. 2015년 말 10위였던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말 198억 원의 수수료 수입을 거두며 7위로 뛰었다. 한화투자증권, 유안타증권, 하이투자증권 등은 지난해에 비해 약 30억 원 가량 수입이 줄었다. 반면 리딩투자증권, 흥국증권 등은 펀드로 벌어들인 수익이 10억 원도 되지 못했다.
집합투자증권 수수료상위사
<자료 =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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