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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성장펀드, 첫 출자사업의 의미는 민간자금으로 조성된 정책성 펀드…민관합동펀드 성공 모델 관건

김세연 기자공개 2017-04-06 08:12:44

이 기사는 2017년 04월 04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반도체 산업 활성화를 위한 모태펀드가 본격적인 출자사업에 나섰다. 2003년 등장한 한국IT펀드(KIF)와 농식품모태펀드에 이어 특정 산업 육성을 위한 3번째 모(母) 펀드다. 순수 민간 자금으로 조성돼 산업 육성을 담당할 반도체성장펀드의 성공 여부는 향후 또 다른 민관 합동펀드의 성공 모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000억 반도체 하위펀드, 산업 성장성 제고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은 지난 달 말 반도체성장펀드 1차년도 출자사업 계획을 내놨다. 성장금융은 총 650억 원을 출자해 기업 성장단계(창업, 성장, 인수합병(M&A))별 육성 지원 펀드를 조성한다는 목표다. 3개 이상이 조성되는 펀드의 최소 결성규모는 1350억 원 규모이다.

모펀드인 반도체성장펀드는 국내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이끌기 위해 마련된 순수 민간 펀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500억 원, 250억 원을 출자했다. 이후 집합투자업자인 성장금융이 250억 원을 공동 출자하며 총 규모는 1000억 원까지 늘었다. 성장금융은 1~2차 출자사업을 통해 총 2000억 원 규모의 하위펀드를 조성하고 반도체 산업 전반의 부활을 이끌겠다는 복안이다.

펀드의 주요 투자 대상은 반도체 설계 및 제조(팹리스), 공정장비, 소재·부품, 센서 MCU응용 소프트웨어(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관련 기업이다. 사물인터넷(IoT)나 자율주행 자동차, 인공지능(AI), 증강·가상현실(AR/VR), 드론, 로봇 등과 바이오 분야 등 반도체 이용이 가능한 신산업 분야로의 투자도 가능하다. 반도체 산업 전반에 걸친 성장을 지원하겠다는 의미다.

반도체성장펀드는 국내 반도체 산업 성장에 대한 산업내 위기의식 속에 등장했다.

국내 반도체산업은 지난 몇 년간 사물인터넷(IoT)의 발전 등으로 적용 범위가 확대되며 호황을 맞는 듯 했다. 하지만 속내를 살펴보면 상황은 다르다. 시스템 반도체 분야는 중국과 대만 등 해외 경쟁자의 투자 확대에 밀려 이미 산업 우위를 내줬다. 그나마 경쟁력을 갖췄다는 메모리반도체 분야 역시 국내 기업간 치킨 게임식의 경쟁으로 성장 한계가 드러났다. 결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약화라는 업계 전반의 위기 의식이 민간 기업들의 출자를 이끌며 모펀드 조성에 이른 것이다.

◇민관합동펀드 성공 모델로 자리잡나?

반도체성장펀드는 특정 산업 육성을 위한 펀드라는 점에서 KIF나 농식품모태펀드와 유사하다. 하지만 순수 민간자금을 통해 모펀드가 조성됐다는 점에서 이들 펀드와는 분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펀드 운용에 있어서는 정책적 목적 달성이 강조되고 있다. 국가 전략산업인 반도체 산업 활성화를 위해 모펀드 출자자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수익 배분 일부를 운용사나 민간 매칭출자자들에게 양보하는 결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펀드는 운용사와 민간 매칭출자자들의 수익 확대를 보장해 주는 구조로 마련됐다. 손실이 발생할 경우 후순위 출자자 방식을 적용하거나 초과 수익 발생시 민간 출자자들에 대한 수익 배분을 우대해 주는 장치도 마련했다. 운용인력의 자격요건도 완해해 반도체 산업 경력자의 펀드 참여가 가능하도록 한 점도 기존 출자사업들과는 차별화했다. 투자 대상 역시 수익성 높지 않지만 산업 발전상 필요한 기업을 대상에 포함시키는 등 반도체산업 생태계 육성에 중점을 두도록 고안됐다.

성장금융 관계자는 "순수 민간자금으로 마련된 모펀드이지만 출자자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국내 반도체산업 육성이란 시급한 과제를 공감해 정책 펀드와 같은 시장 친화적 구조를 채택할 수 있었다"며 "펀드의 성공 여부에 따라 향후 또 다른 민관합동 펀드 조성을 이끌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금융은 이르면 오는 9월(창업단계), 12월(성장단계) 펀드를 조성해 산업내 초기 및 성장 기업의 육성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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